생각이 두배로 커지는 우리말사전
생각이 두배로 커지는 우리말사전
  • 북데일리
  • 승인 2008.05.0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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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랴부랴’란 말은 `불이야 불이야`라는 말이 줄어서 된 거라고? `을씨년스럽다`란 말 속엔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다?

[북데일리]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우리 말 속에 숨어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대요. 1, 2 >(길벗스쿨. 2008)를 펼쳐보면 어떨까. 여러 동화 작가들의 모임인 우리누리가 쓴 이 책은 초등 교과서와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쓰이는 핵심 낱말과 관용구의 유래를 싣고 있다. 1권에선 `우리말`을, 2권에선 `한자어`와 `외래어`를 중심으로 다룬다.

특히 말의 유래를 기발하고 재미있는 네 컷 만화와 짧은 글로 함께 구성해 아이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했다. 우리말과 한자어, 외래어에 얽힌 유래를 술술 읽으면서 낱말의 올바른 쓰임새를 배울 수 있다.

일례로, 흔히 어른들은 자주 즐겨 부르는 노래를 말할 때`내 십팔번 이야!`라고 외치곤 한다. 아이들은 궁금할 듯하다.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데 왜 1번이 아니고 십팔번이라고 말할까`라고. 책은 여기에 대해서 흥미로운 답변을 해주고 있다.

일본에 대대로 가부키를 해온 이치가와라는 유명한 가문이 있었다고. 이치가와 가문의 가부키는 모두 18번까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그 십팔번이 가장 웃기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때문에 가장 재미있는 극을 뜻하던 `십팔번`은 나중에 `자신이 제일 잘 부르는 노래나 잘하는 장기`라는 뜻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들어온 `십팔번`이란 말 보다는 같은 뜻의 우리말인 `단골 노래`나 `단골 장기`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다고 덧붙이고 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에 얽힌 유래를 재미있게 들려주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유래는 그 좋은 예.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유래는 1905년 을사조약으로 거슬러간다고. 우리가 외교권을 잃었던 `을사년`엔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고 슬픔에 잠겨있었다. 훗날에도 사람들은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쓸쓸한 것을 `을사년스럽다`고 했고, 이것이 `을씨년스럽다`로 변해 오늘날까지 쓰이게 됐다고 한다.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우리말 유래 여행은 아이들에게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하수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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