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풍 삽화 눈길끄는 그림동화
동양화 풍 삽화 눈길끄는 그림동화
  • 북데일리
  • 승인 2008.04.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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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그림동화 <물동이 할머니와 장대 할아버지>(서강북스. 2008)의 주인공인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 둘은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먼저 할머니는 머리에 인 물동이를 돌리며 걸어 다닐 수 있다. 할아버지는 긴 막대기 위에 올라 마음껏 돌아다니는 특기가 있다.

이 부부가 사는 곳은 바보산이다. 전쟁이 끝난 줄도 모르고 아무도 없는 곳에 숨어 산지 벌써 수십 년째다.

그러던 어느 날 이들의 인생이 바뀐다. 방송국 직원들이 몰려와 부부를 촬영해, 그 기이한 모습이 전파를 탄다. 이를 본 서커스 단장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팀의 일원으로 끌어들인다. 곧 그들의 묘기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인기도 잠시. 싫증이 난 관객들은 하나 둘 떠난다. 서커스 단장은 더 이상 돈이 안 된다고 판단해 부부를 놔둔 채 다른 재주꾼을 찾으러 떠난다.

이제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남은 건 서커스단이 장만해 준 아파트 한 채 뿐이다. 하지만 오랜 생활 산에서 생활 했던 부부는 돈을 벌 줄 모른다. 추운 겨울 , 관리비를 내지 못한 부부는 오들오들 떨다 못해 방에서 불을 지피고, 결국 불이 난다.

소방차가 출동해 불은 꺼졌지만, 부부는 더 이상 이곳에서 살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는 지게에 아픈 할머니를 태우고 다시 산으로 들어간다.

저자 한이창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비극을 통해 문명의 삭막함과 계산적인 현대 도시인의 모습을 비판한다. 짧은 이야기지만 독자가 느낄 수 있는 먹먹함은 크다. 여기에 여백을 강조한 동양화 풍의 그림은 쓸쓸함을 고조시킨다. 아이와 함께 생각해보면서 읽을 만한 동화다.

(사진제공=서강북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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