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책] 김남조 시인이 초대하는 ‘말들의 세계’
[숨은책] 김남조 시인이 초대하는 ‘말들의 세계’
  • 북데일리
  • 승인 2008.04.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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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사람마다 가슴에 파장을 일으키는 말들이 있을 겁니다. 정호승 시인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안도현 시인의 ‘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같은 말들을 들으면서 가슴이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가끔 그런 문구를 천천히 읊으며 자기 삶을 되돌아보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김남조 시인의 <밤이다. 우리는 빛이 되어야 한다>(다시. 2003)은 그런 날 읽으면 좋을 잠언집입니다. 시인이 모아 꼽은 격언들이 한아름 담겨있죠. 제목은 니체가 한 말로 직역을 하면 ‘밤이다. 우리는 빛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입니다. 김남조 시인이 한국 정서에 알맞게 다음어서 제목으로 펴냈습니다.

이 책은 눈을 한참 머물게 하는 말들로 가득 합니다. 그 가운데 성실이란 덕목에 관한 글들이 요즘 따라 눈에 더 들어오네요. 예전에는 성실보다는 재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성실이 더 귀한 가치라는 걸 알게 됩니다. 토끼의 재빠름보다는 거북이의 꾸준함이 대견해집니다.

지혜를 짜내려 애쓰기 전에 먼저 성실하여라.

지혜가 부족해서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성실의 부족이 화근이다

성실하면 지혜도 생기지만

성실치 못하면 작은 지혜까지 흐려진다. - B. 디즈레일리(책에서)

빡빡한 업무와 일상에 이리저리 치이다 올려다보면 어느새 하늘은 깜깜해졌고 별빛 한 점 곁에 있지 않습니다. 마음만큼 달라지지 않는 사람 관계와 눈높이만큼 따라주지 않는 현실에서 때론 지치기도 하지요.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것인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 자신이 없어지고 괜히 불안한 기분이 드는 날, 평소에 하던 일마저 손에 잡히지 않는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면 천천히 심호흡하며 아래 글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엎드리기를 오래하면 반드시 높이 날며

먼저 핀 꽃은 일찍 시들어버린다.

이 까닭을 알면 발을 헛디딜 근심을 면하고

초조한 생각을 없앨 수 있다. - 채근담(책에서)

차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읽을 만한 책입니다. 고요하지만 뚜렷하게. 오래 곁에 두고 자주 꺼내 보고 싶은 책이기도 합니다.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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