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떡은 백명이 먹어야 장수한다?
백일떡은 백명이 먹어야 장수한다?
  • 북데일리
  • 승인 2008.04.2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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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백일떡은 백명이 먹어야 장수한다? 혼인할 때 기러기를 가장 중요한 예물로 사용한 까닭은? 임산부는 절대 초상집 음식을 먹어선 안된다?

왜 그럴까. 우리는 나고 죽기까지의 일생동안 통과의례의 과정에서 이런 다양한 의문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의문에 속 시원한 해답을 담고 있는 책이 나왔다.

<사람의 한평생>(학고재. 2008)은 민속으로 살핀 탄생에서 죽음까지의 내용과 숨은 의미를, `태어나기` `관례와 혼례` `상례와 제례` 등 통과의례를 중심으로 꼼꼼하게 담고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저자가 25년간 통과의례의 현장을 발로 뛰어 채집하고 정리한 이 책은 의례의 상징과 본질을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다루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이의 잉태부터 제사까지 우리가 잘 접하지 못했던 다채롭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자세히 들려준다.

책에 따르면 가문을 잇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옛날 여인들은 아이를 갖기 위해 색다른 보양식도 마다하지 않았다. 복날 수캐의 음경을 음지에 말리거나 볶아 말린 후 가루를 내서 술에 타서 먹으면 잉태의 효험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입춘이 지난 첫 빗물을 사기그릇에 받아 관청의 도장이 찍힌 종이를 태워 그 재를 빗물에 섞어 부부가 함께 마시고 성교를 하면 아이를 잉태한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과학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있지만 어떻게 해서든 아들을 가지려했던 옛 여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이밖에도 `태어나기`와 관련해 아들을 잘 낳는 여인상이나 아들을 낳기 위한 잠자리 방법, 태교와 금기사항들에 대한 내용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관례와 혼례`편 역시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들이 소개돼 흥미를 돋운다.

일례로, 결혼을 앞둔 남녀가 서로 운명이 잘 맞는지를 알기위해 보는 궁합이 사실은 중국 한나라 때 황제가 오랑캐의 구혼을 거절할 목적으로 지은 것이라는 유래는 눈길을 끈다.

또한 우리가 금슬 좋은 부부로 자주 빗대는 `원앙`이 사실은 `금슬`과 별로 상관없는 새라는 점도 흥미롭다. 사람들은 암수 짝지어 물위를 다정하게 떠다니는 원앙이 기러기와 본성이 비슷한 새라고 봤다. 원앙고기를 먹으면 사이 나쁜 부부의 금슬이 좋아진다는 속설까지 전해져 내려오기도 했다.

그러나 원래 원앙은 짝짓기 할 때 마다 매년 상대를 바꿀 뿐만 아니라, 암컷이 알을 낳고 나면 수컷은 미련 없이 암컷을 떠난다고. ‘부부 금슬’과는 영 동떨어진 새인 것.

이렇듯 이 책은 민속으로 살핀 통과의례에 대한 세부적인 지식과 아울러, `탄생에서 죽음까지`흥미롭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굴해 조목조목 재미있게 소개해주고 있다.

한편, 저자 정종수는 문화재청 학예연구관, 국립춘천박물관 관장을 역임하고 현재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과장으로 있다. 저서로 <계룡산> <풍수로 본 우리 문화 이야기> <한국의 초분>(공저) 등이 있다.

[하수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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