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자들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
진화론자들 “자연은 비약하지 않는다”
  • 북데일리
  • 승인 2008.04.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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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생물학에 있어 뉴턴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이다. 그는 영국 군함 비글호를 타고 5년간 항해를 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것을 20년간 정리하고 분류했고, 다시 8년간 자신의 사상을 다듬었다. 이로 인해 그가 스스로 말했듯 ‘내가 할 수 있는 한 완전하고도 위대한’ 불후의 명저가 탄생했다.

이 책 <진화하는 진화론>(김영사. 2008)에서 그는 진화론을 주장하고 있다. 다윈 이전에는 생물체들이 개별적으로 창조되었다고 믿었다. 하지만 다윈은 생물체의 다양한 생존 경쟁 및 변이를 관찰하면서 ‘자연선택’이라는 것을 발견해냈다.

이를 달리 최적자 생존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연선택은 1%내지 그보다 작은 0.5%에 해당하는 미미한 이익일지라도 중요한 진화상의 결과를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이처럼 다윈의 책은 인류사를 바꾼 보기 드문 역작이다. 그래서 누구나 한번쯤 읽어도 좋을 교양의 반열에 올라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본 사람은 드물다. 단지 ‘진화론’이라고 말하면 그 책의 내용을 거의 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책은 고전이라는 무게감에 비해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 보다는 그 책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19세기 다윈 시대를 따라가야 하는 거리감이 더 부담스럽다.

그러면 이 책을 21세기 판으로 다시 쓰면 뭐가 달라질까? 이 물음에 저자 스티브 존스는 <진화하는 진화론>으로 답하고 있다. 스티브 존스 또한 다윈처럼 대단한 수집가이며 완벽주의자이다. 그는 자신을 달팽이 수집가라고 말할 정도로 수십 년 간 수십만 마리의 달팽이를 관찰했다.

이 책에서 스티브 존스가 주장하는 진화의 확신을 세 가지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그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에 주목한다. 왜냐하면 HIV는 DNA가 아니라 RNA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HIV는 숙주의 세포를 파괴한다.

그것은 숙주의 세포들이 침략자의 RNA 정보를 인간의 DNA로 복제할 수 있는 요소를 이용해 자기 복제를 하도록 한다. 그런데 HIV는 정확한 복제를 만드는데 서툴며 이것이 곧 AIDS가 발생하는 이유이다. 그는 AIDS를 다윈주의 그 자체라고 말한다.

둘째로 그는 삶(자연선택)은 도박이다, 라고 말한다. 어떤 동물이든 수익을 바라며 큰돈을 걸지 아니면 승산이 높아지기를 바라며 내기를 미룰지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선택하고 자연은 오로지 자신의 돌보는 생물의 이익만을 위해 선택하는 차이가 있다.

셋째로 그는 이 책의 원제를 ‘거의 고래 같은(almost like a whale)’으로 쓰고 있다. 이 말은 호수에서 헤엄치며 곤충을 입으로 잡아먹는 곰이 ‘거의 고래 같은’ 동물로 진화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 다윈의 문장에서 따온 것이다. 이것을 두고 창조론자들은 거짓말이라고 한다. 즉 곰이 고래 로 진보하지 않았다.

반면에 진화론자들은 ‘자연을 비약을 하지 않는다.’ 라고 말하면서 진리임을 역설하고 있다. 오늘날 고래와 하마의 연관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다윈의 주장이 틀리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는 스티브 존스의 탁월한 시야와 예리한 분석력 덕분에 다윈의『종의 기원』의 많은 부분을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그의 말대로 이 책은 진화론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고 있다. 이로 인해 진화론이 보다 우리 곁으로 다가왔으며 동시에 창조론의 오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화론 대 창조론의 해묵은 논쟁은 더 이상 가치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누군가 150년 전의 낡은 학문이라고 문제 삼을 수 있다. 그러면 일찍이 <종의 기원>을 읽었던 헉슬리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쉬운 자연선택을 생각하지 못했다니.”라고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이 주장하는 용감하게 부정하는 방법론일 것이다.

[임재청 시민기자 ineverlan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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