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이책] “순대국밥 먹다 카페 차렸죠”
[오늘은이책] “순대국밥 먹다 카페 차렸죠”
  • 북데일리
  • 승인 2008.04.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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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앤키키봉만의 자랑이요? 2% 부족함이죠.”

[북데일리] 홍대 인근에 자리 잡은 카페 리앤키키봉. 이곳의 대표 조한웅 씨는 리앤키키봉 만의 장점으로 ‘부족함’을 내세운다. 그는 “인테리어, 음식, 서비스 등 모든 요소가 2% 모자란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하지만 이는 일종의 역발상에 따른 전략이다. “손님들이 ‘나마저 안 가면 여기 망하겠구나’ 하는 보호본능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 여기에 ”부족한 2%를 채우려는 부단한 노력이 더해지면 손님들이 더 애정을 가질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런 독특한 모토만큼 창업을 결심한 계기도 유별나다. 20년 된 친구와 순대국밥을 먹다가 ‘심심하다’는 이유로 함께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

그러나 ‘일단 저지른 일‘을 수습하기란 쉽지 않았다. 커피라고는 자판기커피 밖에 모르고, 중학교 이후로 음악과 담을 쌓은지라 아는 게 너무 부족했다. 사람만 믿고 계약해 적지 않은 돈을 날리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터를 잡고 공사를 시작했지만 더딘 진행으로 분통을 터트린 일도 많았다. 오랜 지기인 동업자와 다퉈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잠들기 전 남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여러 번”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래서일까. 숱한 시련 끝에 개업한 첫 날을 그는 잊지 못한다.

“첫 손님은 감동 그 자체였어요. 꼭 군대에서 어머니가 처음 면회 오셨을 때처럼 기뻤죠.”

이제 조 씨는 “심심하지 않다”고 말한다.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시절, 한없이 무료했던 시간은 옛일이 됐다. 지금은 바쁜 걸 넘어 행복을 느낀다. 사람들과의 풍성한 만남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졌고, 매번 부딪히는 새로운 경험이 삶의 신선한 자극이 돼서다. 최근에는 창업기를 담은 책 <낭만적 밥벌이>(마음산책. 2008)까지 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이런 그가 추천하는 책은 에프라임 키숀의 <개를 위한 스테이크>(마음산책. 2006)다.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품격 유머가 넘친다”며 일독을 권했다.

조 씨의 올해 목표는 두 번째 책 출간이다. 모바일 콘텐츠 서비스에 <독신별곡>을 연재하기도 했던 그는 “유머로만 가득 채운 책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밖에 카피라이터 활동과 카페의 안정적 운영 또한 놓칠 수 없는 일. 여기에 “애인 만들기까지 추가하고 싶다”는 그다. 이렇게 35세 젊은 사장의 도전은 끝을 모른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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