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부조 일러스트...` 이색그림책` 눈길
점자,부조 일러스트...` 이색그림책` 눈길
  • 북데일리
  • 승인 2008.04.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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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그림책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고래이야기. 2008)은 온통 까맣다. 각 페이지 밑에 써진 2줄 내외의 하얀 색 문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색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오른쪽 페이지에 그림이 있다. 부조, 즉 돌출된 형태로 그려진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그림이다. 왼쪽에는 점자까지 있다. 그렇다면 시각장애아들이 보는 책일까.

“비시각장애인들이 시각장애인들의 세상을 경험하고 이해하게 하고 싶어 만든 책이에요. 시각장애인들이 촉각, 후각, 미각, 청각과 같은 감각을 통해 색깔을 느끼고 세상과 관계 맺고 있음을 비시각장애아들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거죠.”

책을 쓴 메네나 코틴의 말이다. 저자의 설명처럼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은 비시각장애아를 위한 시각장애체험 그림책이다. 때문에 눈을 감고 손가락으로 그림을 더듬으며 상황을 느끼는 새로운 독서방법이 필요하다.

물론 왼편에 써진 문장은 눈으로 읽어야 한다. 하지만 이 글은 일반적인 그림책처럼 눈에 보이는 장면을 묘사하지 않는다. 시각장애아인 주인공 토마스가 오감을 동원한 자신만의 색깔표현을 들려줄 뿐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내 이름은 토마스, 내가 어떻게 색깔을 느끼는지 들어볼래? 노란색은 코를 톡 쏘는 겨자 맛이고, 병아리 솜털처럼 보들보들한 느낌이야.”

저자의 이런 새로운 시도는 여러 나라에서 찬사를 받았다. 2007 볼로냐 라가치상 뉴호라이즌 부문, 2007 베네수엘라 도서은행 선정 최우수아동문학상, 2006 미국 그래픽아트산업협회 선정 베니상, 2006 멕시코 문화예술부 선정 제11회 국제아동문학상, 2006 멕시코 출판산업협회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볼로냐 라가치상 심사위원단은 “기존의 한계와 틀을 깨는 새로운 형식의 작품”,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는 독창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그림책”이라며 극찬했다. 멕시코의 경우 정부가 초등학교 보급용으로 구입해 10만부 이상이 판매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 남미 여러 나라에 출간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그림책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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