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최진영 기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나란히 기업혁신방향을 발표했다. 방만·부실경영이라는 낙인이 찍힌 두 국책은행이 혁신추진방향으로 오명을 벗을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외이사진을 확대한다든지, 외부인력이 포함된 구조조조정 위원회를 둔다는 방안을 제시했다.또한 임금삭감과 내부출신의 출자회사 파견을 없애거나 제한 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미 사외이사 중심의 지배구조를 두고 있었고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등 외부의 견제와 감시가 여러겹 이뤄지는 상태에서도 기업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현실에 비춰 근본적 쇄신책이 될 수 있을지 평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 구조조정 전문위원회 설치·산은은 출자회사 파견인사 선발 강화
두 은행이 발표한 혁신방향은 닮은점이 많다. 우선 수은은 사외이사를 최대 2명 더 늘릴 계획이다. 현재 8명인 이사회 규모를 늘릴지 기존 규모에서 비중을 늘릴지는 내부 논의 중이다. 외부자문단 구성을 통해 외부감시를 늘리고 객관적인 여신건전성 평가도 받을 계획이다. 이사회와 외부자문단 구성은 늦어도 9월전에 결정된다.
여신건전성과 관련해서는 구조조정 전문위원회도 설립된다. 10~20명 규모의 내부인사들로 구성되며, 기업구조혁신실과 기업금융본부의 업무방향을 정하게 된다.
산은에서는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직속 KDB 혁신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30명 이상의 규모로 구성될 예정이다. 23일 산업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그 동안 산업은행에 비판적인 입장을 고수해 온 외부명망가를 위원장으로 삼고자 한다”며 “혁신위원회의 구성도 공개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두 은행 모두 출자회사에 대한 낙하산인사 관행에도 메스를 댄다. 하지만 수은과 달리 산은은 예외를 둔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 출신이 출자회사에 경영을 하게되면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사정·업무파악 등에 시간소모를 하는 비효율성 극복할 수 있다. 반면 유착·현실안주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올해 2월에 설치된 출자회사 관리위원회에서 출자회사 재취업 임직원에 대해 개별심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그간 출자회사 관리위원회 구성원에 대해 밝히지 않아 공정성이 문제제기 돼 왔다.
향후 구성원에 대해 밝힌 의향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회장은 “기본적으로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현재는 최익종 위원장을 비롯해 6명의 외부인사와 3명의 내부인사로 구성 중인 것으로 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 정원 줄이고 연봉깎는 ‘수은’..성과주의 정착 강조 ’산은’
수은은 쇄신안으로 2021년까지 정원을 5%가량 줄일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희망퇴직은 계획이 없다. 약 50명이 달하는 정원감축은 자연감소분, 임금피크제 적용, 신입행원 선발축소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든 임직원 임금삭감도 진행된다. 임원의 경우 올해 연봉은 지난해 대비 5% 삭감되며, 다음해 연봉은 더 큰 폭을 반납해야 한다. 팀장급 이상 직원은 올해와 다음해 임금이 동결된다. 그 이하 직원의 경우 올해 임금이 제자리걸음이다.
성과연봉제의 적용대상도 팀장급에서 4급이상으로 확대되며 적용 폭도 30%로 늘어난다. 지점장들이 사용하는 사택(4개소)도 전부 매각을 추진한다.
아울러 조직도에도 변화가 생긴다. 수은은 내달 중으로 2개 본부를 줄이는 계획이 수립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통폐합 부서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산은의 경우 성과중심 인사관리체계를 꾸린다. 전체 인사체계는 성과중심으로 돌아서며 금융연수원과 연계해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다.
조직운영도 정책금융 역량 강화를 위한 효율적 구조에 초점을 맞춘다. 이에 따라 선제적 구조조정과 부실산업에 대한 효과적 재편을 맡을 조직이 구성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