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같은 인세`를 떼어 나눔에 쓰는 작가들
`피 같은 인세`를 떼어 나눔에 쓰는 작가들
  • 북데일리
  • 승인 2005.10.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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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의 1%로 할 수 있는 일은 작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1%가 함께 모여 1%기금으로 크게 쌓여지면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2000년 11월 아름다운 1% 나눔 캠페인을 시작한 `아름다운재단`.

횟수로 6년째 접어들면서 캠페인은 월급, 연봉, 유산, 용돈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출판된 책의 인세나 판매수익을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인세 1%’ 나눔에 다수의 작가들과 출판사가 동참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소설가 신경숙(바이올렛, 문학동네)을 시작으로 만화가 허영만(식객. 김영사), 시인 도종환(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좋은생각) 등이 참여, 올해에도 김혜리(바꿔버린 성적표, 주니어 김영사), 김영한(민들레영토 희망스토리), 장영희(문학의 숲을 거닐다, 샘터), 최인호(하늘에서 내려온 빵, 샘터), 전남진(아빠랑 시골 가서 살래?, 좋은 생각), 강병융(상상인간 이야기, 이가서), 신방수(부자공식, 아라크네), 김명호(녹색사막, 엔분의 일) 등 유명작가에서 무명의 신인작가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쟁이들이 참여했다.

‘접시꽃 당신’의 시인 도종환은 2004년 2월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출간하면서 아름다운재단에 인세를 기부했다. 당시 그는 “그동안 펴낸 책이 없어 약속을 못 지켰는데, 다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전했다.

인세 1%의 선발주자격인 소설가 신경숙도 나눔 운동에 동참하면서, 나눔이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임을 상기시켜주는 글을 남겼다.

“새삼 내 주변의 가난한 친구들을 생각해보니 그들 모두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옆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딱히 물질이 아닌 것일 때도 있다. 아래 아랫집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세금도 대신 내주고 그 자식들에게 연락도 대신 해준다. 떠도는 개에게 먹이를 가져다주기도 하며 때로는 그들의 거처를 마련해주기 위해 밤새 이 집 저 집 전화를 걸기도 한다.”

아름다운재단 1%팀 박고운 간사는 “인세를 나누고 싶다는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만큼 황홀한 시간이 없다”며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모르지만, 창작의 산고를 겪는 작가분들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만 장영희, 최인호, 김혜리 등 40여명에 이르는 작가와 샘터, 비룡소 등 출판사 13곳에서 인세와 판매수익을 기부하고 있다. (사진 = 인세1% 나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시인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와 소설가 신경숙의 <바이올렛>) [북데일리 백민호 기자] mino100@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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