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사슴? 마지막 포유류 `오카피` 신기해
말+사슴? 마지막 포유류 `오카피` 신기해
  • 북데일리
  • 승인 2008.03.18 09: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기린과의 ‘오카피’는 1900년 인간이 마지막으로 발견한 포유류다. 키 170센티미터, 몸무게 230킬로그램으로 목이 짧은 야생 기린을 닮았다. 다리와 엉덩이의 흑백 줄무늬가 특징이다.

오카피의 존재를 처음 확인한 인물은 해리 존스턴이다. 영국의 탐험가이자 식민지 관료였던 그는 실로 우연한 기회에 오카피를 알게 됐다. 사연을 살펴보면 이렇다.

1900년 파리 세계박람회 때 일이다. 각국은 진귀한 전시물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당시는 인권에 대한 개념이 희박해서 인종 전시회가 유행하기도 했다. 수족 인디언, 라플란드의 라프족, 사막 지역의 베두인족, 동아프리카의 마시이족은 특이한 외모로 유럽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 독일인 흥행업자는 한몫 챙기고자 콩고의 원시림에서 피그미족 19명을 납치했다. 하지만 콩고를 다스리던 벨기에 당국이 제동을 걸었고 업자는 우간다로 도주했다. 그는 추격 끝에 붙잡혔지만, 결국 이 과정에서 10명이 죽고 9명만이 살아남았다.

이 사건에 대해 분개했던 존스턴은 나머지 피그미족을 고향으로 데려다 주기로 결심했다. 우간다의 총영사로 일하며 평소 중앙아프리카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던 그에겐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는 피그미족을 자신의 집 근처 공원에 임시로 머물게 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앵무새, 비단뱀, 큰 구렁이, 어린 코끼리, 얼룩말과 어울려 지냈다.

그러던 중 존스턴은 피그미족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옷에 붙어 있던 아름다운 모피 조작을 발견했다. 처음 보는 동물의 가죽이었다. 누구의 것인지를 묻자 그들은 오카피라고 답했다.

그는 피그미들을 고향으로 데려가던 중 벨기에 군의 장교 뫼라 소위를 만났다. 뫼라 소위는 오카피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들려줬다.

이에 호기심이 발동한 존스턴은 그에게 모피 조각과 술이 달린 꼬리를 구입했다. 몇 달 후 뫼라 소위의 동료였던 스웨덴 장교 칼 에릭손에게는 오카피의 가죽과 뼈를 받았다.

존스턴은 이렇게 모은 자료를 런던 왕립동물협회에 보냈다. 이를 감정한 포유류 전문가 스클래터 박사는 새로운 종류의 포유동물임을 알아챘다. 그러고는 ‘에쿠스 존스터니’, 즉 존스턴 말이라는 이름을 붙여 발표했다. 1900년 12월의 일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속임수라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어떤 자들은 전설 속 유니콘이라며 흥분하기도 했다. 논란은 1919년이 돼서야 잠잠해졌다. 실제 오카피 한 마리가 유럽에 도착했던 것이다. 학명 오카피아 존스토니의 오카피가 처음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다산초당. 2008)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처럼 책은 우연한 기회로 역사를 바꾼 16가지 발견을 묶어 소개한다. 분야는 문화, 역사, 과학, 예술 등 다양하다.

(사진제공=다산초당)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