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이 지난 19일 여의도 KBS 홀에서 열렸다. 올해 남우 주연상에는 ‘헤드윅’의 오만석이 차지했고, 여우주연상과 신인상은 각각 ‘아이다’의 배해선, 옥주현에게 돌아갔다. 특히 팝스타 엘튼 존이 음악을 담당한 뮤지컬 ‘아이다’는 앙상블, 기술상도 수상해 뮤지컬대상 총 4개부문을 석권했다.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대중적인 팝으로 각색한 뮤지컬 ‘아이다’는 2000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토니상에서 작곡상 등 4개 부문을 차지하고 그래미 상에서도 베스트 뮤지컬 앨범상을 받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100년 남짓한 짧은(?) 역사의 뮤지컬이지만 발전과정은 비약적이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음악의 변모만 봐도 알 수 있다. 가극 스타일부터 오페레타 표현방식, 재즈와 록에 이르기 까지 뮤지컬 음악은 나날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책 <뮤지컬 : 한눈에 보는 흥미로운 뮤지컬의 세계>(예경. 2005)는 뮤지컬 팬뿐 아니라 상상 속의 가을공연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펼쳐 볼 만하다.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전설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아이다’의 작사가 팀 라이스는 1970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제목의 레코드를 만든다. 당시 웨버는 스물 한 살밖에 안된 영국 청년이었으며 라이스는 나이 터울이 얼마나지 않는 형뻘이었다. 록 음악과 함께 자란 그들은 처음엔 학교의 합창단원이었고 재능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록적인 요소와 컨트리, 웨스턴 사운드, 칼립소 리듬이 담긴 15분 짜리 오라토리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보석같은 명작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도 극적이다. 웨버의 아버지가 일하던 교회의 성가대원이던 ‘선데이 타임스’의 음악평론가가 그 작품공연에 관한 열렬한 호평을 쓰지 않았다면 그 이름은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웨버와 라이스를 백만장자로 만들었다. 그 후 ‘에비타’ ‘캐츠’ ‘레미제라블’ 등 수많은 작품을 남김으로 웨버는 뮤지컬의 대부로 이름을 알렸다.
책은 고전적 형태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뮤지컬의 변모 과정에 대해 작품과 제작자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특히 다양한 음악형태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의 탄생비화, 영국과 미국의 뮤지컬 등이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실려있다.
이미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초연되고 있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관해서도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국뮤지컬 대상’이 처음 생긴 95년에는 국내 무대에 올려진 작품이 15편 남짓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심사대상 작품만 49편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뮤지컬은 발전했다. 매년 시장이 확대되는 뮤지컬계의 올해 시장규모는 1000억원대에 이른다.
40여년의 한국 뮤지컬의 역사는 올해 최우수 작품 수상작품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발전 가능성은 높다. 한국 뮤지컬계는 해외 번안극에 의존했던 모습을 탈피, 순수 창작 뮤지컬에 관심을 기울여 세계적인 무대에 올려야 하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사진 = 뮤지컬 `아이다`, 신씨 뮤지컬 컴퍼니 제공) [북데일리 송보경 기자]ccio@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