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규완 "내년엔 환타지 소설 쓸 것"
[인터뷰] 심규완 "내년엔 환타지 소설 쓸 것"
  • 북데일리
  • 승인 2008.02.2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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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개의 눈동자> 작가 심규완

[북데일리] <천개의 눈동자>(클나무.2008)는 심규완 작가의 첫 작품이다. 초등학생들의 희생과 사랑을 감동적으로 엮은 소설이다. 3년 동안 작업에 매달렸다는 심규완은 이 작품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모두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현재 두 아이의 엄마로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질) 이 작품이 첫 작품인가요?

답) 그동안 단편은 여러 편 썼긴 했지만 장편으로선 첫 작품입니다. <천 개의 눈동자>는 2005년 <아동문학세상> 신인 문학상으로 등단한 작품이지요.

질) 3년 동안 173페이지를 썼다면 오랜 시간을 들인 것 아닌가요?

답) 사실 장편을 완성하는 데는 몇 개월 정도 밖에 안 걸립니다. 하지만 작품을 완성한 뒤 수정작업을 거치는 것이 더 몇 배가 걸리더군요.

질) 퇴고를 몇 번 정도 하셨는지요?

답) 퇴고는 전부 11차례 했습니다. 작은 제목마다 스토리 수정과 더불어 문체, 토시를 일일이 고치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주로 식구들이 다 잠이 든 다음에 새벽까지 매일 글 쓰는 작업을 3년 동안 했습니다. 덕분에 장편이 완성될 때까지 남편이 글을 쓰는 줄도 몰랐지요.

질) 하면서 작문에 대해 느낀 점이 있으시다면요.

답)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과연 내 스타일이 아동문학에 적합한지 의구심이 들더군요. 자꾸만 성인소설의 문체가 튀어나와 `언어의 절제`와 더불어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질) 동화작가가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답) 제가 동화작가가 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저는 대도시에서 줄곧 자라왔지만 결혼과 동시에 남편이 지방에 병원을 차리면서 아무 연고도 없는 시골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혼 초엔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를 버리고 가족에게만 헌신하는 삶에서 나 자신의 정체성이 필요했던 것이죠. 아마도 작가가 된 이유는 이런 환경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됐던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성장적 배경을 들 수 있습니다.

저의 아버님은 이미 아동문학계와 교육계에서 많이 알려지신 심경석 씨 이십니다. 어렸을 때부터 서가에 꽂혀있는 수많은 아동소설들을 접하면서 자라왔지요. 아버님은 평생에 걸쳐서 210권의 책을 쓰신 분이셨지만, 전 그 만큼의 다작은 따라잡지 못할 것 같습니다. 대신 창의적인 면을 많이 닮아 장편소설은 창의적이고 신비한 세계를 펼칠 수 있는 무한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천 개의 눈동자>를 쓰게 된 동기는 96년 돌아가신 저의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그리움과 여기에 작가적 상상력인 `만일 한 쪽 눈을 다친다면`이란 가정 하에 출발하였지요. 거기에 `각막이식`이란 단어 한 가지가 덧붙여지면서 소설 소재로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뒤에 스토리를 엮는 것은 작가의 역량이겠지요. 장편소설을 쓰는 영감은 이렇게 단어 한, 두 가지와 현실을 뒤집는 가정 하에 출발합니다.

질) 동화작가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 아직은 저는 데뷔한지 얼마 안 되는 문학 초년병이라 감히 조언이라고 말씀 드리기 송구스럽네요. 하지만 한국 아동문학계와 서양 아동문학 장르의 차이점을 말씀 드리자면 `소재의 한계성`이라는 점이지요.

우리나라의 아동문학 작품들은 소재가 학교나 학원, 동네 주변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경직된 교육환경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양 아동문학 작품들을 읽어보면 소재의 선택에 있어 우선 자유롭습니다. 이런 소재의 다양성이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환타지물을 낳을 수 있는 기반이지요.

질) 현재 거주지가 캐나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귀국하실 계획이 있으신지요?

답) 캐나다에는 2006년 10월에 왔습니다. 영구 거주가 목적이 아니고, 아이들의 교육과정이 끝나는 3년 후 귀국예정 입니다. 다행히 오랫동안 병원 생활에 지쳐있던 남편도 병원 문 닫고 같이 온 상태라 기러기 가족이 아닌 가족 모두가 여기 와서 지내며 아이들 보호자로 있는 셈이지요.

질) 작가로 데뷔 전엔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답) 제가 작가가 되기 전의 이력은 좀 특이합니다. 대기업에서 북미 쪽 수출업무를 담당 하는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습니다. 혹자는 패션 디자이너와 작가와의 상관성이 있냐고 의문을 제기하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창의적인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 하느냐, 글로 표현 하느냐 하는 차이점이지요. 두 직업 똑같이 아이디어를 뽑아낸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질) 다음 작품은 언제 쯤 선보이실 계획이신지요?

답) 여기 와 있으면서 그동안 공부한 영어를 앞으로 한국 가서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싶습니다. 올 한 해는 미래를 위해 영어공부에 매진하고, 내년부터 환타지 분야의 장편소설을 쓸 생각입니다.

아직은 생각 단계입니다만, 작품의 완성도에 확신이 든다면 북미 쪽에서 영어로 번역된 환타지 소설을 출간하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

질)한국 문단작가 중 좋아하는 작가 있으세요? 그 이유는?

답) 오래 전에 봤던 <달님은 아시나요?>를 쓰신 김향이 선생님의 소설을 읽으면서 대도시에서 자라 온 나의 이력이 작가수업을 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강가의 풍경과 시골 마을의 정경이 얼마나 작가의 삶에 젖어들어 잘 묘사됐는지 신선한 감흥을 받았지요.

시인 중에서 또 한 분은 <큰 나무 아래 작은 풀잎>을 쓰신 이미애 선생님의 시를 읽으면서 `언어의 감칠 맛`을 느꼈습니다. 언어도 절제와 정확한 표현을 거치면서 이렇게 맛깔스럽게 표현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죠.

질) 아끼는 책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독서량은 어느 정도인지도 궁금해요.

답) 여기 가져 온 소설책 중 메이브 하란의 장편소설 <세상은 내게 모든 것을 가지라 한다>가 있습니다. 그 책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일과 사랑, 그리고 가정, 이 세 가지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당신의 삶은 성공한 것입니다. 그 중 한 가지가 잘못 되었다면 살아갈 수 있고, 두 가지가 잘못되었다면 고통스럽고, 세 가지가 잘못되면 당신의 삶은 실패입니다.` 이 책은 일과 가정을 공유하려는 현대 여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영화로 상영된 적이 있는 판타지소설 <황금 나침반> 영어소설을 읽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올 한 해는 영어공부 하느라 그리 독서에만 매달릴 수가 없습니다. 귀국 전에 소박한 꿈이 있다면 시립도서관에 가서 일 년 동안 닥치는 대로 소설들을 실컷 읽다 가고 싶습니다.

일과 사랑 그리고 가정을 모두 지킨 그녀는 지금 성공을 향해 가고 있다. 판타지 소설 작가로 전 세계에 이름을 떨칠 수 있길 기대하며 그의 꿈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서용석 책전문기자 modernsigh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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