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은 진정한 철학가였다
이소룡은 진정한 철학가였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10.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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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실행하는 것만큼 자신감과 자존심을 드높이는 길은 없다. 모든 에너지는 열려 있는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며 이런 실행의 에너지는 모든 사람들에게 꾸준히 다가오는 것이다.” (본문 중)

어느 철학가의 철학적 견해가 아니라 이소룡(1940~1973)이 한 말이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절대 아이콘` 이소룡.

그가 미 워싱턴주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했고 생전 끊임없이 세계와 삶에 대한 철학적 탐구를 쉬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의 또다른 면모다. 독서광이었던 그는 수많은 철학서와 사상집, 인문서, 소설 등 많은 책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서재에서 늘 서성이며 깊은 사색에 빠지곤 했다.

자신이 창안한 무술 절권도를 통해 `육체`가 이소룡의 정신세계를 보여 주었다면 <이소룡 자신감으로 뚫어라>(인간희극. 2005)는 ‘언어’로 이소룡을 보여준다.

이소룡이 남긴 어록을 엮어 만든 책의 내용은 실로 의외(?)다. ‘직시’ ‘자의식’ ‘무위’ ‘선의지’ ‘도덕’ ‘자아’ 에 대한 사색은 화려한 은막의 스타로서 스크린으로 보아왔던 배우 이소룡이 아닌 인간 이소룡의 ‘삶’에 대한 철학으로 가득 차 있다.

“스타는 하나의 환상이다. 그것은 너를 망쳐놓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너를 스타라고 부를 때 단지 하나의 게임이 시작됐을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스타는 넘쳐나는데 정작 배우는 너무 없다. 박스오피스의 인기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스타들을 탄생시키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경우 스타의 오용(誤用)이다.”(본문 중)

스타시스템과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이소룡의 날카로운 시선은 그가 박수와 환호만을 즐기려 했던 반짝스타가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부동한 가치관을 잃지 않았던 배우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건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같은 거야. 손가락에 집중하지 말라구! 그렇지 않으면 너는 정작 저 하늘의 경이로움은 모두 놓쳐버리고 말 거야...”

책을 엮은 편집자 존 리틀이 떠올린 ‘용쟁호투’의 의미심장한 대사는 이소룡이 꿈꾸었던 이상을 축약하는 묘한 울림이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e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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