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아이들도 러브스토리 즐긴다
가끔은 아이들도 러브스토리 즐긴다
  • 북데일리
  • 승인 2008.02.1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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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가끔은 아이들도 러브스토리를 즐길까? 강아지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 나왔으니 말이다. 부잣집 강아지와 허름한 거리의 강아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연인의 사랑이야기가 소담한 동화책으로 등장했다. 세 살 만 되도 이성친구가 생기는 요즘 아이들. 이런 낭만적인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1월 출간된 <사랑에 빠진 강아지>(2008. 웅진주니어). 사실 이야기 구조가 어른들에겐 꽤나 익숙하다. 높다란 빌딩 꼭대기 층 고급주택에 사는 `에스메이 라모어`. 발 디딜 틈 없이 북적거리는 공동주택에서 지내는 `새뮤얼 블룸`.

이들은 먹는 것도, 사는 모습도 무척 달랐다. 닭고기와 게 요리로 점심을 먹는 에스메이와 달리 새뮤얼은 아무거나 구할 수 있는 음식을 먹는다. 잠자리도 마찬가지. 한 쪽에선 레이스 장식이 달린 공단방석이, 다른 한 쪽에선 빈 종이박스가 침대가 된다.

이들이 운명적으로 만난 것은 순전히 사고. 주인과 산책 나갔던 에스메이가 길을 잃으면서 시작된다. 어둠속에서 바들바들 떨며 공원을 헤매이는 철부지 아가씨 에스메이. 그녀 앞에 나타난 흑기사가 다름아닌 새뮤얼이다.

덩굴장미 자라난 아름다운 돌다리와 예쁜 정자, 찬란한 달빛아래 데이트 하던 한 쌍의 강아지. 이들은 아름다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여느 데이트 코스가 그러하듯 새뮤얼이 에스메이를 집까지 배웅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이 쉬울리 없다. 지저분한 새뮤얼을 쫓아낸 에스메이의 주인 골드스타인 부인. 이들의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듣지 못한 채 에스메이를 가둬 두고 만다.

그렇다면 이 사랑은 어떻게 이뤄지게 될까? 온실 속 화초같은 에스메이의 용기덕분일까? 호탕하고 늠름한 새뮤얼의 지혜덕분일까? 엔딩은 요즘의 여성파워를 실감하듯 에스메이의 돌발적인 가출로 완성된다.

어느 영화관에서 봤음직한 이 짤막한 동화. 어쩐지 묘한 기분이다. 어리게만 봤던 아이들도 사랑을 이해하는 건가 싶은 어색함. 하지만 인정하자. 그들도 사랑을 안다는 것을.

[신주연 동화전문기자 snow_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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