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수 "6.25 당시 인해전술 없었다" 주장
서울대교수 "6.25 당시 인해전술 없었다" 주장
  • 북데일리
  • 승인 2005.06.2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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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발발 55주년을 앞두고 당시 전세를 역전시켰던 중국 인민해방군의 이른바 `인해전술(人海戰術)`은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태균(40) 교수는 최근 발간한 자신의 책 `한국전쟁-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할 전쟁`(책과함께)에서 `인해전술은 정말 존재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인해전술은 당시 중국군의 전투행태로 볼때 특수한 상황에서 구사된 것으로 일반적인 전술이 아니었으며 동양에 대한 서양의 편견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50년 11월 유엔군 2만명이 함경남도 장진호에서 중국군 12만명과 전투를 벌였을 때 당시 미군들은 `중국군들이 끊임없이 밀려왔으며 중국군의 시체로 진지를 구축했다`고 증언했고 `인해전술`은 이를 통해 나온 말이라는 것.

무기나 전술보다 인력의 수적인 우세로 적을 압도하는 전술인 `인해전술`은 중국의 국?공내전 때에 사용되었고 특히 6?25전쟁 때 중공군이 북한의 산악지역에서 이 전술을 이용했다고 알려져 왔다.

당시 중국군은 낮에는 유격전을 통해 적들에게 피로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밤에는 꽹과리, 징 등을 두드려 적들을 혼란에 빠지게 했다. 중국군은 주로 밤에 산을 타고 진군하다 급습하는 게릴라전술을 주로 썼기 때문에 박 교수는 "인해전술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수년간 한국전쟁을 주제로 강의하면서 전후 세대 학생들과 피드백을 나누며 `지금 우리에게 한국전쟁이란 과연 어떤 의미인가`라는 이슈와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 책은 한국 현대사 전공자가 일반인을 위해 정리한 최초의 한국전쟁 관련서로 볼 수 있고 책에서 다루는 주요 쟁점들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인해전술은 과연 존재했는가`라는 의문에서부터 미국이 2번이나 `이승만 제거계획`을 세운이유, 남한 핵무기 배치와 미국의 세균전 감행에 관한 진실, 북한군이 서울에 3일이나 머문 까닭, 인천상륙작전의 성패여부 등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진상을 밝혀내고 있다.

박 교수는 "한국전쟁이 단지 지나간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가능하면 논란이 되고 있는 모든 내용을 담고자 노력했다."며 "이 전쟁은 시작되어서는 안 될 전쟁이었지만 시작되었고, 끝나야 했는데도 끝나지 않은, 그러나 반드시 끝나야만 하는 전쟁이라고 본다."고 저작의도를 밝혔다.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박태균 교수는 하버드 대학 옌칭 연구소 방문 연구원을 지냈으며 KBS `인물현대사` 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의 프로그램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현대사를 베고 쓰러진 거인들` `조봉암 연구` `한국현대사 강의` `박정희 모델과 신자유주의 사이에서` `한미관계사 연구`(근간) 등이 있다.[북데일리 노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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