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담배매니아 `이옥` 아세요
조선 시대 담배매니아 `이옥` 아세요
  • 북데일리
  • 승인 2008.01.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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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19세기 초 조선에 담배 매니아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옥(李鈺).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담배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컸던 그는 책까지 썼다. 바로 <연경(烟經)>이다. 직역하면 ‘담배의 경전’이다.

경전이라는 말답게 여기엔 담배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다. 담배의 경작 방법, 원산지, 성질과 맛, 태우는 법, 피울 때 사용하는 각종 용구, 흡연의 품위와 효용 등을 모두 4권에 걸쳐 기술했다.

저술 의도는 사뭇 비장했다. 서문에서 그는 “기록할 만한 가치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이라면 기록한다”는 저술의 정신을 언급하며, 이 책이 “결코 한때의 붓장난의 소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무한한 담배 사랑을 보였지만, 마음에 안 드는 흡연자도 있었다. 먼저 어린아이가 긴 담뱃대를 입에 문 채 서서 피우며, 이 사이로 침까지 뱉는 경우다. 이런 아이를 두고 그는 “가증스러운 놈!”이라고 일갈했다.

“호되게 야단맞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도 있었다. 젊은 계집종이 부뚜막에 걸터앉아 안개를 토해내듯 담배를 피울 때다.

“겁나는 놈”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도 있었다. 바로 지팡이 길이의 담뱃대를 들고, 길 가는 사람을 가로막으며 한양의 종성연(鍾聲烟)을 달라는 거지다.

가장 화가 나는 경우는 대갓집 종이 비싼 서초(西草)를 태울 때다. 그 앞을 손님이 지나가도 흡연을 멈추지 않으면 “몽둥이로 내리칠 놈!”이라고 외쳤다.

신간 <연경, 담배의 모든 것>(휴머니스트. 2008)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경>을 소개한다. 담배를 중심으로 한 조선시대 문화사다.

책은 담배에 관련한 그림과 사진 또한 풍부하게 실었다. 여기 몇 장을 공개한다. 조선시대에는 여성의 흡연이 비교적 자유로웠다는 점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사진제공=휴머니스트)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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