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새로 점을 친다?
날아다니는 새로 점을 친다?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3.25 0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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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새점 탐정> 김재성 지음 |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화이트 페이퍼] 날아다니는 '새'로 점을 친다. 어느 날 한 사건의 범인을 잡아내더니 연달아 사건들을 해결한다. 특히나 그 누구도 풀지 못한 사건들의 답을 찾는다. 소위 새점 탐정이 된 것이다. 추리는 백발백중. 해결사는 바로 어린 소녀다. 그런데 소녀에게는 자신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저 머릿속에 ‘너는 살인자다!’란 비난 소리만 맴돌 뿐. 때는 일본강점기, 경성에서 일어난 일이다.

<경성 새점 탐정>(푸른책들, 2016)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기억을 잃은 한 소녀가 경성에서 새점을 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추리동화다.

삼일 만세 운동으로 일본의 탄압이 더욱 거셌던 1919년. 무시무시한 분위기가 감돌던 경성에 탐정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소녀 하나가 나타난다. 소녀는 고집스럽게 튀어나온 이마에 왕방울만 한 눈과 새하얀 피부를 가졌다.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선뜻 답하지 못한다. 스스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기억을 잃었기 때문이다.

기억을 잃은 소녀는 우연히 만난 새점 할머니를 따라 천장 가득 새장이 걸려있는 기묘한 판잣집에 들어선다. 소녀는 새점 할머니로부터 새가 뽑은 점괘 쪽지를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비법을 배운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녀는 밖에 나가 혼자 새점을 친다. 소녀의 새점 추리는 ‘백발백중’. 이에 일본 순사까지 찾아와 범인에 대해서 묻고, 사건은 해결된다.

소녀 새점 탐정의 등장은 어수선하던 경성을 발칵 뒤집어놓는다. 해결 못한 미제 사건들로 발을 동동 구르던 경성 순사들은 소녀의 힘을 인정하고 정식 수사 자문 위원으로 임명하기에 이른다. 소녀는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로부터 단서를 얻어 어른들도 풀지 못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소녀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단숨에 경성의 유명인사가 된다.

그러나 백발백중 새점을 치던 소녀 주위로 어두운 죽음의 그림자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일본 순사와 독립군까지 얽혀들며 새점 탐정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추락하고 만다.

하루아침에 추락한 새점 탐정의 명성. 시간이 흐르면서 새점 탐정의 베일에 가려져 있던 소녀의 진짜 정체와 기억을 잃은 배경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소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소녀는 왜 기억을 잃었을까? 소년의 머릿속에 맴돌던 ‘살인자’는 누구이며, 소녀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또한 이후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책은 제13회 푸른문학상 수상 장편동화다. 작가는 치과 원장이자, 한 경찰청의 골격수사연구회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새’로 점을 친다는 설정이 새롭다. 심사평대로 새점을 둘러싸고 연달아 일어나는 사건과 드라마틱한 장면들은 오감을 자극할 만큼 흥미롭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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