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참혹한 전쟁이 가져다준 멋 '트렌치코트'
[책속에 이런일이] 참혹한 전쟁이 가져다준 멋 '트렌치코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3.24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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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의 세계사> 이영숙 지음 | 창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멋스러움의 상징 '트렌치코트'는 제1차 세계 대전의 참혹한 전투 속에서 피어난 꽃이었다.

트렌치(trench)는 ‘참호’라는 뜻이다. 전투 중 적의 공격에 대비해 마련한 방어 시설이다. 트렌치코트는 참호 전투를 할 때 입는 군인을 위한 전투용 복장이었다. 방수와 체온 유지에 효율적인 재질로 만들어져서다.

이 옷이 만들어진 제1차 세계 대전 때는 방수와 체온 유지에 탁월한 트렌치코트가 유용했다. 1914년 6월 28일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된 전쟁에 유럽의 많은 나라가 휩쓸렸고, 독일의 항복으로 끝날 때까지 무려 4년 동안이라 유럽 대륙 전체를 흔들었다.

4년 동안 이어진 전쟁은 ‘참호전’이라는 전투 방식을 탄생시켰고 지리한 싸움이 계속됐다. 문제는 참호에서 먹고 자고 볼일을 보는 것까지 해결해야 하는 최악의 환경적인 요소였다. 깊게 파놓은 참호는 축축했고 지저분했다. 젖은 양말과 군화를 신고 오래 있어야 하는 상황에 발은 부르트고 피부병이 따라왔다. 심하면 썩기까지 했다. 격렬한 전투 끝에 누군가 죽기라도 하면 피 냄새는 물론 시체 썩는 냄새까지 진동했다. 다행이 살아남은 병사도 몸에는 이가 들끓었다.

참혹했던 전시 상황에 방수와 체온 유지에 좋았던 트렌치코트는 참호에서 더할 나위 없이 유용했던 군복이었다. 멋스럽게 입는 트렌치코트에 담긴 참혹한 역사라니 반전 드라마다. 비록 참혹한 전쟁에 탄생했지만, 트렌치코트는 이제 멋쟁이들에게 필수품이다. 참호 속에서 피어난 멋이나 다름없다. 이 내용은 옷에 얽힌 세계사를 두루 살핀 <옷장 속의 세계사>(창비.2013)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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