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폴로의 뻥에 `낚인` 콜럼버스
마르코 폴로의 뻥에 `낚인` 콜럼버스
  • 북데일리
  • 승인 2008.01.2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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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1492년의 일이다. 인도를 찾아 항해에 나섰던 콜럼버스의 마음은 설랬다. 황금의 섬 ‘치팡구’ 때문이었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처음 언급된 치팡구는 궁전 바닥과 지붕이 온통 금으로 지어진 환상의 섬으로 지금의 일본을 말한다.

이 말을 철썩 같이 믿었던 그는 항해일지에 기대감을 기술하며 초조함을 달랬다. 그러다 목표한 곳에 도착하자마자 섬이란 섬은 모두 뒤지고 다녔다.

그렇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어디에도 황금이 가득한 섬은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답은 신간 <영웅본색>(이지북. 2008)에서 찾을 수 있다. 책에 따르면 콜럼버스를 곤란하게 한 가장 큰 원인은 마르코 폴로의 ‘뻥’ 이다.

마르코 폴로는 실제 일본에 다녀오지 않았다. 이는 잘못된 위치 표기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치팡구를 중국에서 2,4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그 정도 거리면 일본은 서유럽 근처에 자리 잡게 된다. 결국 이를 신뢰했던 콜럼버스는 헛다리만 짚은 것이다.

<동방견문록>에는 이 같은 거짓 정보가 수두룩하다. 대표적으로 동양을 애로틱하게 묘사한 점을 들 수 있다. 그는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는 자기를 찾아온 친구에게 부인을 사흘간 내주는 법이 있다고 썼다. 또한 티베트의 소녀들은 남성과 잠자리를 많이 할수록 신부로서의 가치가 더 높아진다고 기술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동양의 전설을 버무려 자극적인 내용의 거짓을 실었다. 이를테면 높은 산중에 천국같은 정원을 꾸며놓고 젊은이들을 유인해 쾌락을 맛보게 한 후 목숨을 빼앗는 ‘산상의 노인’, 동방의 기독교 왕국을 다스리는 ‘사제왕 요한’ 등이 있다.

책은 이 외의 칭기즈 칸, 알렉산드로스 대왕, 클레오파트라, 나폴레옹, 간디, 비스마르크와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축소 및 은폐된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영웅으로만 인식됐던 위인들의 재해석이 흥미롭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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