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연애잔혹사>를 소개한다. 책은 동거, 섹스, 낙태, 성형, 내숭, 색끼, 쿨, 원나잇 스탠드, 자위법, 우리 시대 결혼과 성거래 등의 얘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영화 <연애의 목적> 시나리오를 쓰고 ‘미친 날라리’ 취급을 받았다는 저자는 ‘솜사탕처럼 예쁜 멜로만 쓸 거란 결심’을 포기하고, 다시 직설적인 이야기를 썼다.
가부장제와 1부1처제의 허점, 마초본색, 처녀본능, 속물vs순수 등 우리가 다들 알고 있지만 쉽게 대놓고 하지 못하는 얘기까지 했다. 싱글 남녀 천 명을 인터뷰해서 생생한 실례를 담았다.
사랑이 넘쳐나지만 실제로 삶의 현장에서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저자는 우리 좀더 솔직해지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사랑불능’은 진심으로 서로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기 때문이며,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은데 겁이 나서, 또 다칠 까봐 못 한다는 것이다.
해결책은 사랑에 대해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세상을 보는 객관적인 눈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현실을 무시한 채 ‘사랑은 사랑일 뿐’이라고 착가하는 것과, ‘사랑은 현실 문제’라는 것을 알고서도 사랑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천지 차이라고 책은 전한다.
사랑은 이기적인 것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그 이기심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것이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시나리오 작가인 경험을 살려 <결혼은 미친 짓이다> <처녀들의 저녁식사> 등의 10여 편의 영화를 소재로 이 시대 연애의 코드를 뽑아낸 점도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이다.
다음은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 이 책은 10여 년간 마케팅 분야에서 열혈 워킹우먼으로, 6여 년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일하는 여성들의 직장생활과 라이프스타일을 상담해온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수천 건의 사례를 통해 쓴 2030 여자들의 직장생활 백서이다.
위킹우먼에게 가장 큰 장애물인 출산과 육아는 물론, 조직 내 인간관계와 경력 관리, 전직과 재충전 등 직장여성들이 늘 고민할 법한 문제들을 끄집어내 동료의식을 나누고, 보다 현명한 직장생활을 위한 선배로서의 조언도 담았다.
직장생활에서 사소하지만 민감한 문제들을 현명하고 센스있게 대처하는 방법은 여성판 <이기는 습관> 같다. ‘연차가 낮을수록 사장 마인드를 가져라’ ‘책상을 보면 일에 대한 긴장감을 알 수 있다’ ‘단순 업무 처리 방식에서 숨은 실력이 드러난다’ ‘일의 우선순위를 알면 성과가 보인다’ 등이다.
여성판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같은 지침도 있다. ‘유형별 상사 대처법’ ‘잘 나가는 동료를 대하는 현명한 자세’ ‘상전처럼 구는 부하직원 길들이기’ ‘체질적으로 안 맞는 사람과 공존하는 법’ 등 직장생활에서 가장 껄끄러운 문제인 인간관계의 갈등을 여성의 입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연애잔혹사>와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산다는 것>. 고윤희와 임경선이 연애와 일에 대해 20~30대 직장여성들에게 보내는 동료로서의 애정어린 조언이자 인생선배로서의 따끔한 질책이다.
[신기수 책전문기자 movie@popz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