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금 중국 증시는 80~90년대 한국..20년 뒤 대박 날 종목발굴 힘쓸 때"
[인터뷰] “지금 중국 증시는 80~90년대 한국..20년 뒤 대박 날 종목발굴 힘쓸 때"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3.0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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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에게 듣는 중국증시 투자전략
▲ 중국 주식시장은 80년대 한국 주식시장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한중 주식시장 유사론'을 펴는 대담한 연구원이 있다.(사진=하나금융투자)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지금 중국 주식시장이 마치 80~90년대 한국 주식시장과 닮은꼴이기 때문에 투자전략의 줄기 또한 이 상황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눈길을 끈다. '한중 주식시장 유사론'을 펴는 중국전문가에게 최근 부각된 급변동성은 그다지 큰 일이 아니다. 긴 호흡으로 될성부른 모종을 골라내 오랫동안 인내하다 보면 오늘의 삼성전자나 아모레퍼시픽, 오리온 이상 큰 종목이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 80년대 한국 주식시장 '기억' 더듬어..대표 업종, 대표 종목 바구니에 담아라

하나금융투자에서 중국전략 팀장을 맡고 있는 김경환 연구원을 8일 오후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중국 주식시장이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선진 시장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망한 업종과 우수한 기업을 바구니에 잘 담는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진국 시장은 안정적이긴 해도 이미 대부분의 종목이 고평가됐기 때문에 '성장성'을 노리는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 주식시장에서 대박을 노리자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매의 눈으로 세심하게 중국의 정책과 흐름을 파악하다보면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의 길잡이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관찰의 힘을 적용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업종 대표 종목을 고르라"고 권고했다.

그는 또한 "1등 기업, 죽는 기업이 명확해지는 국면이 한국 시장에서는 80~90년대였다"고 말했다. IMF(국제통화기금) 당시 주가가 대폭락했을 때도 누군가는 남몰래 저평가된 좋은 기업을 사들여 투자에 나서 오랫동안 묵혔다가 높은 수익률을 거뒀던 것처럼 현재 중국 증시에도 80~90년대 한국과 '동일한' 이론이 통한다고 말이다.

▲ 김경환연구원은 중장기 널리 보고 투자할 것이라면 중국 정책 방향을 따라 소비와 소비형 서비스 업종에 투자하라 조언한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하나금융투자 참고)

■ 구조조정 업종, 투자 '주의보'..유망한 업종은 소비재·IT·미디어·헬스케어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업종을 바구니에 담아야 할까? 그는 "중장기 널리 보고 투자할 것이라면 소비와 소비형 서비스 업종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여행, 외식 서비스, IT(정보기술) 서비스, 민영병원, 의료장비업체, 영화 컨텐츠, 보험이다. 단기적으로는 환경관련 전기차, 2차전지 업체를 추천했다.

그는 "중국은 역시 최근 이뤄지고 있는 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죠. 소비도 단순히 음식료와 같은 필수소비재는 성숙 단계에 진입해서 패턴이 변화한 좋은 브랜드를 갖춘 '가성비' 소비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중국은 수출, 제조업 중심에서 내수, 서비스업 중심으로 산업이 구조적으로 전환하는 지점에 와있다.

그는 "고가보다는 중저가, 온라인에 노출돼 있는 기업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여성에게 인기 많은 화장품, 저가 항공업종도 있다. 그는 화이브라더스(미디어 업종) 춘추항공(저가항공) 상해가와(화장품), 복성제약·홍로에(헬스케어), 텐센트(IT), 상하이자동차(경기소비재) 종목을 귀띔해 주기도 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국의 구조조정 산업 관련 '소재'나 '산업재' 업종은 투자에 유의하라고 조언했다. 구조조정 성공 여부가 관건인데 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단기적으로 철강, 비철금속, 석탄, 시멘트와 같은 과잉 공급 업종 가운데 일부 종목은 가격 측면에서 저가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이를 노려 트레이딩(매수, 매도)할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중국 시장의 특성상 장기투자로 추천해 드리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한 ELS(주가연계증권),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은 지수형 상품 보다도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는 전략이 중국 시장에선 더 유효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지수를 추종하는 것은 변동성이 너무 크고 시가총액은 큰 편이지만 지수의 급등은 쉽지 않은 편이라 수익을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에는 아직 업종 ETF나 선전지수형 상품도 없다는 것이 제약이다.

■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2500선~3500선' 예상, 유동성 장세와 실적 장세 사이서

유동성 장세와 실적 장세 가운데서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중국 주식시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하단은 2500선, 상단은 3500선으로 내다봤다. 고점은 오는 3분기 정도로, 오는 4분기엔 박스권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증시는 현재 경기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증시는 유동성 장세여서 주가 흐름은 금리 하락이나 할인율, 수급에 의해 좌우되는데 올해 유동성 효과가 지난해에 비해 제한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추가적인 금리 하락이 없다면 실적이나 경기가 개선돼야 하는데 경기는 바닥 찍을 것으로 보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신용 위험으로 경기는 더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다만 혹여 중국 증시가 더 상승 여력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호재로 작용할 만한 요인을 꼽는다면 오는 5월에 있을 선강퉁,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A주 편입, 전인대 이후 '완화된' 통화정책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가 이렇게 자신할 수 있는 이유는 오랫동안 중국 시장을 탐구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중학교 1학년 때 중국으로 건너간 그는 10년간 중국에 체류했다. 중국 굴지의 북경대학교를 졸업했다. 현대증권에서 처음 시작한 중국 분석 업무는 어언 10년째다. 이후 하나금융투자로 옮겨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중국 분석 부문 팀장이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 부문에서 가장 내로라 할 수 있는 분야는 '중국'이라고 그는 당당히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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