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그녀, 소설가 정이현과 데이트
달콤한 그녀, 소설가 정이현과 데이트
  • 북데일리
  • 승인 2008.01.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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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젊은 작가 정이현이 두 권의 산문집 <풍선>, <작별>(마음산책. 2007)을 펴냈다. 영화와 드라마, 책, 삶에 대한 단상을 엮은 에세이다. 최근 출간을 맞아 열린 독자와의 대화에 참석한 정이현은 소설쓰기와 상상력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인터넷 서점 YES24와 출판사 마음산책이 준비한 이번 행사에 초대 된 독자는 10여명. 대학생부터 직장인, 자영업자까지 다양한 이가 참석해 오붓한 저녁 시간을 가졌다. 이를 현장 중계한다.

2002년 <낭만적 사랑과 사회>로 등단한 정이현은 장편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문학과지성사. 2006),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문학과지성사. 2007)을 쓴 바 있다.

질)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 등을 보면 독신주의처럼 보이는데 맞나.

답) 전혀 아니다. ‘...주의’라는 말을 붙일 만큼 신념이 있지 않다. (웃음) 그럴 만큼 강한 사람이 아니다. 오늘은 “혼자 살아볼까”라고 생각하다 다음날은 또 “저 사람이랑 살아 볼까”그런 생각도 한다. 우유부단한 편이라고 할까. 종종 한국 사회에서 갖는 결혼의 의미에 대해 곱씹어 본다.

질)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100 커플이 있다면 결혼 생활 역시 100가지가 있을 수 있을 거다. 물론 순간순간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한다면 후회하지 않는 결혼생활을 하고 싶다."

질) 현실성이 강한 작가라는 느낌을 받는다. 때론 ‘통속적’이라는 평가도 받을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에게 ‘통속’이란 현실에 기반을 둔다는 의미다. 구질구질한 것, 가장 속된 것, 그것이 사람 사는 일이고 현실이 아닌가. 나는 현실에 관심 많은 작가다. 앞으로의 이야기도 현실을 떠나지 않을 거다."

질) 주로 소설 소재는 어디서 얻나.

"경우가 모두 다르다. 이렇게 이야기 하다 얻는 경우도 있다. 엉뚱한 상상 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언젠가 말한 적이 있는데 신문의 부음란을 자주 본다. 그런 걸 보면 가족의 가계도를 떠올려 본다. 거기서 소재를 얻기도 한다. 인터뷰나 취재도 많이 하는 편이다."

질) 상상력을 키우려면 관찰력도 뒷받침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런 것 같다. 관찰력의 기본은 대상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문학적 상상력 보다는 사회학적 상상력이 많은 편이다. 소설가에게 필요한 상상력은 ‘엉덩이 힘’이라고 믿는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나는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질) 자신의 이야기나 지인에게 들은 듯한 소재라는 느낌을 받는다.

“소설은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누가 읽겠는가. 그러나 내 이야기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 스스로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내 이야기나 경험을 쓰지 않겠다는 큰 원칙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 내 안의 감정 변화, 다양한 관심사들이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것이다. 그것을 긍정하는 소설가가 되고 싶다.”

(사진 - 신기수 사진전문기자)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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