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초콜릿에 밥 말아 먹는 음식
[책속에 이런일이] 초콜릿에 밥 말아 먹는 음식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3.07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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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 이재명·정문훈 지음 | 미래의창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아무리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다 하더라도 맛을 상상하기 어려운 조합의 음식이 있다. 초콜릿과 밥도 그런 경우다. 상상만으로는 어떤 맛일지 쉽게 짐작이 가지 않지만 멕시코에 초콜릿 소스에 밥을 말아 먹는 전통음식이 있다.

‘몰레mole’라는 음식이다. 멕시코에서 내가 가진 장점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강조할 때 “이것이 바로 나의 몰레다”라는 표현을 쓸정도로 멕시코인들이 즐기는 음식으로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어느 날 멕시코 푸에블라지방의 산타로사 수녀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대주교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앞두고 수녀원은 고민에 빠졌다. 너무 가난해 교주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처지가 아니었다. 아무리 궁리해도 마땅히 준비할 것이 없었던 차에 주방의 어린 보조 수녀가 식품 창고에 있던 여러 재료에 초콜릿을 넣어 소스를 만들었다.

오래된 칠면조 고기에 소스를 올려 음식을 내놓았는데, 다행히 대주교는 맛있게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난 후 다른 수녀가 그 음식의 이름을 묻자 “제가 만든 건 몰레mole예요”라 답했다. 몰레는 스페인어로 ‘섞어 만든 것’이라는 의미다. 지금의 몰레는 일종의 카레 같은 소스로 고추, 초콜릿, 참깨, 마늘, 양파, 견과 등을 주재료 쓴다. (84쪽)

임기응변으로 탄생한 소스가 멕시코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을 거라고 어린 수녀는 알았을까. 이 이야기는 단어에 깃든 어원을 찾는 <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미래의창.2016)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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