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책] 한 기자의 고백 "언론의 진짜 진실은..."
[숨은책] 한 기자의 고백 "언론의 진짜 진실은..."
  • 북데일리
  • 승인 2008.01.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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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 얼마나 진실에 가까운가?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접하는 대부분의 소식들은 언론이라는 창을 통해 걸러지고 다듬어진 상품이다. 언론은 자기 기호에 따라 뉴스를 뽑아내고 여론을 몰아가려 한다. 일부 언론 논리에 길들여진 사람은 고개가 굳어져 자기 뒤와 밑을 볼 수 없다.

봇물 터지듯 넘치는 정보 속에서 어떤 이는 경제, 재테크 면만 보고 어떤 이는 문화면만 골라본다. 정보가 쏟아지다보니 더 선정적이 되고 겉포장만 요란스런 소식들 틈에서 뉴스 선택은 점점 어려워진다. 깊이가 얕아지고 내용의 폭도 좁아지는 개인의 언론 환경에서 세상과 자신을 연결해주는 매개체, 자기가 보고 있는 언론은 어떠한 지 곰곰 따져보기가 필요하다.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인물과사상사. 2006)는 저자 박준일의 20여년 기자생활을 담은 책이다.

광주 CBS(기독교방송)기자로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독종`. `악어 이빨` 등의 별명을 얻으며 사실보다 진실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그의 주요보도로는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인권은 없었다`, `국민 애도 속 교육 부총리와 전국 시도교육감 호화 양주만찬 사건`, `신안 바닷모래 불법 유통사건`, `전관예우 집중해부` 등이 있다. 그는 취재한 기사와 당시 상황을 돌이키면서 사회의 위선과 언론끼리 벌어지는 보도전쟁을 솔직하게 정리하여 글을 썼다.

책에는 흔히 말하는 `특종`을 잡으려고 안달 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언론이 지켜야 할 정도를 가려는 지은이의 자세가 책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기자가 어디에 있든 어떤 문제 의식과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기사를 쓰느냐에 따라 한 줄의 단신이 되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기도 한다.” - 본문

읽다보면 기자로서 성실함과 양심, 세간의 압박, 언론인으로서 고민이 느껴진다. 그리고 호남출신 광주 CBS기자였던 만큼 호남지방색과 한국에서 호남이 갖는 특수성이 배어있다. 지은이는 말한다. `광주 시민은 뉴스시간이 되면 CBS를 들었다. 감히 말하건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초까지 광주시민의 정서는 그랬다.`

내게는 서울도 한 지방이지만 한국의 중심이기에 못 느끼는 지방홀대와 80년 광주를 겪지 않았기에 전해 듣는 영호남갈등(호남에서 보면 호남소외, 죽이기지만)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공정하게 바라보고 화합하기 위해서는 한국 근대사와 산업화과정에서 발생한 차별, 이에 빚어진 지역정서차이를 알아야 한다. 일제침략시대의 배경을 모른다면 안중근은 테러리스트일 뿐이니까.

안경을 쓰는 사람들은 안경을 수시로 점검하고 바꾼다. 언론이 세상을 보는 안경이라면 자기가 끼고 있는 안경은 어떤 지 다른 안경과 비교하고 점검해야 한다. 진실은 어느 언론도 독점하지 못하고 진실은 스스로 말하지 않으니까.

[이인 시민기자 specia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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