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의 밥도둑> 황석영 지음 | 교유서가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추억이 깃든 음식을 만나면, 그리움에 말문이 막힌다. 된장찌개 한 수저가 눈물샘을 자극하고 흔한 수제비에 명치가 아려오기도 하는 이유다. 황석영 소설가의 신간 <황석영의 밥도둑>(교유서가.2016)은 음식을 소재로 그리움을 부르는 책이다.
이를테면 그가 경험한 전쟁 중 이야기다. 그는 전쟁을 피해 괭매이(경기도 광명)의 어느 외양간에서 한철을 보냈다. 그 어린 시절 옆집 소녀가 쥐여주던 누룽지 맛에서 옛사랑을 떠올린다.
그런가 하면 감옥에서 봉사원과 함께 만들어 먹던 부침개를 먹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장면, 평안도의 향토 음식 ‘노티’에 얽힌 이산가족의 절절한 이야기, 군대 시절 닭서리를 해 철모에 삶아 먹었던 경험에 이르기까지 음식과 어우러진 이야기는 저마다 감동과 애환이 서려 있다.
책은 2011년 출간된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의 개정판이다. 새로 실은 두 편의 글에 원고의 오류를 바로잡고 맛의 추억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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