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5백만명이 방문한 `감성 블로그`
1천5백만명이 방문한 `감성 블로그`
  • 북데일리
  • 승인 2008.01.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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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완연한 겨울이다. 매서운 칼바람, 뺨을 꼬집는 찬 공기, 옷깃을 여미며 걸음을 재촉하는 행인의 모습까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누가 거들지 않아도 온기에 절로 고개가 돌아가는 계절이다..

인기 블로그 하늘소(http://blog.naver.com/artlife)는 요즘 같은 때 부쩍 생각나는 곳이다. 따뜻함이 가득 배어있어서다.

올해로 5년째인 블로그 주인장 김영준의 글과 사진은 난로처럼 훈훈하다. 일상을 풀어낸 문장에는 정감이 어려 있고, 직접 찍은 사진은 잠깐의 명상을 돕는다. 때문에 고된 하루와 현실의 매정함에 지친 사람들이 매일 이곳에 들러 위로를 받는다.

이렇게 방문하는 숫자만 하루에 수천, 수만 명. 누적 방문자 수는 벌써 1,500만 명이 넘었다. 즐겨찾기에 등록한 단골만도 약 1만 5천 명에 이른다. 인터넷상에 그는 이미 스타 작가이자, 사진 예술가다.

이런 그가 책을 냈다. <하늘소>(성안당. 2007)가 그것이다.

책은 블로그를 고스란히 옮겼다. 사진과 글은 물론 다른 이들의 덧글까지 실었다. 모니터가 아닌 종이위에 펼쳐졌기에 정겨움은 더욱 크다. 책을 통해 누리꾼들의 솔직 담백한 덧글을 감상하는 재미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다음은 책에 실린 한 부분이다. 21세기형 소통의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천천히 가고 싶습니다

세월이 강물이라면

이제는 천천히 흘렀으면 합니다.

무작정 앞만 보고 흘러가느라

그동안 보지 못했던 하늘에 눈길도 주고,

강가의 이름 모를 꽃들과의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세월이라는 강물은 한번 흐르면 다시 거스를 수 없기에

이제부터는 천천히 흘렀으면 좋겠습니다.

딸기: 지도 천천히 갈라구요... 그래서 여기도 천천히 오잖아요. 뛰어오믄 자빠지니까...ㅎㅎㅎ

반달곰: 무르지 못한 저는 바위부터 되어야겠습니다...

lkhee4729: 인연을 찾았는지도 모른 채 앞만 보고 달음질쳐서 여기까지 왔네요... 나 또한 길 가다 우산 없이 비를 만나면 어찌해야 할지는 모르겠슴다... 가족을 만들고 지금 이 모습으로 살아온 것도 작정을 하고 한 일은 아닙니다. 살다 보니~

깔깔소녀: 그냥 흘러 보낸 시간들이 종종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의 일상이 헛되이 흘러가지는 않는지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사진제공=성안당)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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