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사랑과 우정사이` 소설로 만들면...
노래 `사랑과 우정사이` 소설로 만들면...
  • 북데일리
  • 승인 2008.01.02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데일리] 과거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라는 노래가 있었다. 제목 그대로 남녀의 사랑과 우정의 차이에 대해 갈등하는 음악인데, 시간이 지난 지금도 큰 사랑을 받는 곡이다. 얼마 전에는 인기가수 SG워너비가 리메이크를 하기도 했다.

신간 <Love or Like>(중앙북스. 2007)는 이 노래의 소설판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젊은 남성 작가 6명은 좋아함(like)과 사랑(love)의 미묘한 차이를 짧은 단편으로 풀어낸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소설에서는 복잡한 감정에 따른 애절함이나 인연에 대한 강박이 없다. 대신 일본 소설 특유의 ‘쿨‘으로 채워 넣는다. 예를 들어 이시다 이라의 ‘리얼 러브’를 보자.

작품의 주인공 야스와 가나코는 같은 대학에 다니는 친구다. 하지만 친구라고 하기에는 관계가 깊다. 그들은 서로 필요할 때마다 잠자리를 갖는다.

그렇지만 둘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 가나코는 함께 아르바이트 하는 카페의 유부남을, 야스는 단골 유부녀를 짝사랑한다. 이들은 몸을 섞을 때마다 각자 마음 속 사랑을 생각한다. 심지어는 저마다의 사랑을 도와주려고까지 한다.

그러나 이들을 단순히 섹스에만 집착하는 무미건조한 사이라고 폄하할 수는 없다. 주인공들은 짝사랑이 깨진, 즉 가장 힘든 순간에 위로를 건네며 의지한다. 두 남녀에겐 연인 이상의 신뢰가 있다.

그래도 작가는 여전히 사랑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이 애매한 상황을 두고 “1순위가 아닌 2순위 관계인 두 사람. 연애 관계가 아닌 그냥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시다 이라가 생각하는 사랑과 우정사이란 이런 것이다.

나카무라 코우, 혼다 다카요시,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모토 유키히사, 마부세 슈조 등 나머지 다섯 작가의 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각각의 개성을 살린 설정과 감성의 차이만 있을 뿐 기본은 ‘쿨‘이다.

한편 각 단편 첫 장에는 독특한 분위기의 삽화가 수록됐다. 여기 몇 장을 소개한다.

(사진제공=중앙북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