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많을수록 좋다> 김중미 지음 ㅣ 창비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자식을 잃은 슬픔보다 더 큰 아픔이 있을까. 그 아픔은 무엇으로 달래지지 않을 것이다.
김중미 작가의 ‘괭이부리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30년 기록을 담은 <꽃을 많을수록 좋다>(창비. 2016)에는 자식을 가슴에 묻고도 일을 해야 했던 한 엄마의 사연이 나온다.
“근이영양증을 앓던 두 아들을 먼저 보내야 했던 재식이 엄마는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온 날 에도 부엌에서 굴을 깠다. 누구는 돈에 미쳤다며 손가락질을 하고, 누구는 독한 년이라며 혀를 찼지만 재식이 엄마가 슬픔을 쏟아낼 자리는 골목으로 난 부엌 쪽문 앞, 그 좁은 자리뿐 이었다. 남은 생을 아들 없이 살아 내야만 하는 재식이 엄마는 아직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쉬지 않고 일을 한다.-(330~331쪽)
작가는 재식이 엄마와 그를 닮은 만석동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버텨 내는 삶이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뿌리라는 것을 깨달았음을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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