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사랑 때문에 독 마시는 신기한 새... 느시
[책속에 이런일이] 사랑 때문에 독 마시는 신기한 새... 느시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2.25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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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것들> 박성웅·정준호·서동새라·홍의권 지음 | MID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을 위해 독약을 마셨다. 사랑 때문에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건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 사랑을 위해 기꺼이 독을 마시는 새도 있다. 바로 '느시'라는 새다.

느시는 두루미의 먼 친척뻘인 새 중 하나로 현재는 멸종위기에 처해 보기 힘들지만 20세기 초까지 한국에서도 흔했던 겨울철새다.

수컷 느시는 독이 있는 ‘딱정벌레 가뢰’라는 곤충을 잡아먹으며 독을 섭취한다. 독이 있는 딱정벌레를 잡아먹으면 겉보기에 훨씬 건강해 보이기 때문이다. 독에 대한 저항력이 있지만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느시 역시 중독된다.

이런 위험한 선택을 하는 이유는 일종의 구애행동, 즉 암컷의 간택을 받기 위함이다. 가뢰 몸에서 분비되는 독성물질 칸타리딘을 장내기생충 치료제로 사용하면 암컷이 원하는 건강한 짝이 될 요건을 갖출 수 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점은 칸타리딘이라는 독성이 과거 사람들이 최음제로 사용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성기능이 향상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독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면서 요도에 주는 자극 때문에 최음제로 쓰였다.

독의 진화를 다룬 <독한 것들>(MID.2015)이 소개한 흥미로운 내용이다. 사랑을 위해서 위험한 도박을 하는 점은 인간이나 새나 비슷해 보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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