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 이런일이] 50년 금주령 내린 영조, 신하 몰래 술을 마셨다?
[책속에 이런일이] 50년 금주령 내린 영조, 신하 몰래 술을 마셨다?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2.2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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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 조선의 왕 이야기 (하)> 박문국 지음 | 소라주

[화이트 페이퍼] 조선시대에는 종종 금주령이 내려졌다. 어떤 왕은 약 50년간이나 금주령을 지속시켰다. 술을 먹다 발각되면 사형까지 집행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몰래 술을 마셨다는 소문이 있다. 도대체 누구일까?

소문의 주인공은 조선시대 가장 장수한 왕으로 알려진 영조다.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조선의 왕 이야기 (하)>(소라주. 2016)에는 조선시대 금주령의 이유와 영조가 몰래 술을 마신(?) 사연이 담겨있다.

책에 따르면 조선시대 나라에 기근이 들면 금주령을 내려 곡물 소비량을 억제했다. 우리나라 전통주가 주로 곡물로 만들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고려 말 몽골로부터 전래된 술(증류주)로 인해 곡물 소비가 많았다.

영조는 조선을 대표하는 근검 절약형 군주였다. 술로 인해 곡식이 낭비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다. 이에 술을 없애버리겠다는 결의를 한 듯 오랫동안 금주령을 지속시켰다. 처벌 또한 강력했다. 신하가 술을 마신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바로 목을 베어 죽였고, 항의하는 신하들은 너나없이 파직되었다. 이러첨 영조시대에 몰래 술을 마시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런데, 스스로 금주령이 내린 영조가 술을 마신다는 소문이 조정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에 그간 술을 참은 신하들은 분한 마음에 영조에게 조심스레 진실을 물었다. 책에 실린 『영조실록』에 따르면 왕은 이같이 답했다.

“내가 목이 마를 때에 간혹 오미자차를 마시는데, 남들이 간혹 소주인 줄 의심해서이다.”

임금이 오미자차라고 하면 오미자차지. 어찌할 수 있으랴. 하지만 책에 따르면 영조 말년에 다릿병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송차(솔잎으로 만든 차)를 마셨다는 기록이 많다. 솔잎과 누룩을 넣었으니 사실상 술이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신하들 몰래 술을 마신 게 사실인 셈.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영조 사후다. 책은 영조에 이어 왕이 된 정조가 즉위 즉시 금주령을 해제했다고 전한다. 게다가 정조는 담배 애찬자였다. 이에 반해 정조의 아들 순조는 지독한 혐연가(담배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였다고.

이처럼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조선의 왕 이야기(하)>는 광해군부터 순종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앞서 출간된 상권은 태조부터 선조까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책은 다양한 사료를 근거로 조선의 왕들을 새롭게 조명하여 왕에 대한 이해와 역사적 지식을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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