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노벨문학상 토니모리슨...새벽 네 시에 글을 쓴 사연
[삶의 향기] 노벨문학상 토니모리슨...새벽 네 시에 글을 쓴 사연
  • 이수진 기자
  • 승인 2016.02.23 0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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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여자의 공간> 타니아 슐리 지음 ㅣ 남기천 옮김 ㅣ 이봄

[화이트페이퍼=이수진 기자] 작가들이 글을 쓰기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 올빼미처럼 밤을 꼴딱 세워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 직장인처럼 출퇴근 시간을 정하여 근무하듯 글을 자판을 두드리는 이도 있다. 자투리 시간을 내어 짬짬히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생활리듬과 생체리듬에 따라 다르다.

<글쓰는 여자들의 공간>(이봄. 2016)은 여성 작가 35인의 창작의 희열과 고통을 느끼며 작품을 쓴 은밀한 공간을 다양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모리슨은 새벽 4시부터 글을 썼다. 그 이유는 처음 글을 쓰던 시절엔 두 아들이 어렸기 때문이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글을 쓰려면 새벽 시간밖에 없었다. 이 습관이 나중에 혼자 살게 되었을 때도 유지되었다. 토니모리슨에게는 새벽 해 뜨기 전이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글쓰기와 육아와 가사를 병행해야하는 여성들의 고달픈 삶이 느껴진다. 글만 쓰고 싶다고 집안 일을 놓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토니모리슨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토지>를 쓴 박경리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집념이 떠오른다.

“작가생활 40년 가까이 되었지만 20년 동안 나는 거의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지내왔습니다. 그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첫째는 자투리가 아닌 두루마리 같은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토지>라는 방대한 작품을 구상하고 집필하는데 그것은 필수적인 조건이었습니다.(하략)”

글 쓰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아침잠을 줄이고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여성 작가들의 삶이 가슴뭉클하게 다가온다. 시간이 없어 글을 못 쓴다는 건 핑계가 아닐까. 두 여성 작가들이 말해주는 것처럼 글을 쓰고 싶은데 글 쓸 시간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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