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세르지오 로페스 수아레스는 책이 완성되기까지의 여정을 항해에 비유해 설명한다. 때문에 출판사, 북 디자이너, 출력소, 인쇄, 제본은 항구의 이름으로 불린다. 배는 이곳들을 거치며 편집자, 교정자, 화가, 사진가를 만나 한 권의 책으로 탈바꿈한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만큼 복잡한 제작과정은 최대한 간결하고 명확하게 압축됐다. 단순한 형태의 배에서 점차 책의 형태를 갖춰가는 변모 과정을 그린 그림도 볼만하다. 인쇄기나 재단기 같은 출판 기계의 실제 사진을 곁들인 점 역시 눈길을 끈다.
단, 여기에 삽입된 사진이 지나치게 옛날 자료라는 점이 아쉽다. 컴퓨터의 경우 씨디롬 조차 찾아볼 수 없는 구형이고, 모니터는 요즘 찾아보기 힘든 브라운관(CRT)이다. LCD 모니터와 씨디롬에 익숙한 아이들이 플로피 디스크 삽입구를 보고,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이냐?”고 반문하지는 않을까 싶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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