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청춘` 날선 독백 그린 문제작
`방황하는 청춘` 날선 독백 그린 문제작
  • 북데일리
  • 승인 2007.12.2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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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현대사회의 치부와 젊은이들의 방황을 날카롭게 묘사한 만화가 출간됐다. <이 멋진 세상 1, 2>(애니북스. 2007)가 그것.

책은 20편의 작은 이야기를 엮은 단편만화집으로 등장인물은 다양하다. 왕따, 청년 백수, 원조교제를 하는 학생, 무능력한 가장, 무기력한 재수생, 안 팔리는 예술가, 노숙자, 알바족 등이 작품의 주인공이다. 모두 사회에서 낙오자로 분류되는 주변인들이다.

작가 아사노 이니오는 이들의 삶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인물들이 내뱉는 대사는 사회를 향해 던지는 그의 날선 독백이다. 이 중 16번째 단편 ‘멋진 세상’의 문장 하나를 옮겨 본다.

“알바로 먹고 살게 된지 벌써 3년. 하루하루가 고독하고 무료하다. 하지만 익숙해졌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라든지, 약자가 철저하게 도태되는 양상이라든지, 불합리든 모순이든 다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일에 대한 해답은 ‘어쩔 수 없다’는 한 마디로 해결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니오는 허무와 비관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그게 아니잖아? 이기고 지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내 자신을 납득할 수 있는지가 문제잖아?”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어둠의 끝에서 재기가 시작되는 셈이다.

결국 종국에 가서 그는 꿈과 희망을 말한다.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도 또 하루가 시작된다.”라며 낮지만 강한 어조로 다짐한다. 치이고 밟히는 고된 삶에서 캐낸 금 같은 깨달음이다.

이처럼 비루한 일상에서 빛을 찾는 작가의 시선은 따뜻하다. 비록 배경은 일본이지만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아 충분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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