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전략, 거짓말도 좋은 방법?
승자의 전략, 거짓말도 좋은 방법?
  • 북데일리
  • 승인 2007.12.1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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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내맘대로 요리할 수 있다면?’

[북데일리]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됐던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화천회 대장로(최민수)의 캐릭터를 기억한다. 신물 4개를 손에 넣어 세상을 지배하고픈 야망으로 수천년을 살아왔다는 그는 여주인공 기하(문소리)의 어린시절 기억을 지우고 마음대로 조정하는 능력이 있었다.

물론 그는 악역이었지만, 대장로가 지닌 능력만큼은 탐이 날 만하다. 어쨌거나 내가 아닌 누군가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볼 만큼 매력적인 능력이기 때문.

그런 점에서 <승자의 심리전략 27>(더난출판. 2007)의 출간은 눈에 띄는 책이다. 저자 글로리아 벡은 경영 컨설턴트로 많은 강의를 하면서 강의 참석자들이 보다 비밀스러운 것, 즉 ‘상대방이 눈치채지 못하게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법’에 대해 궁금해한다는 걸 알고 이 책을 썼다.

결국 <승자의 심리전략 27>은 다른 사람들의 심리를 주저없이 조작함으로써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다소 민감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니 이 책을 두고 ‘적나라해서 통쾌하다’와 ‘비윤리적이다’라는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보기 드문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27가지 심리전략 중 아부 전략, 음모 전략, 희생양 전략, 거짓말 전략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나쁜 전략도 과감히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성공적인 거짓말을 위한 전제조건들

1. 당신은 먹잇감의 관점에서 볼 때 신뢰할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2. 사실을 진술할 때의 모습을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어야 한다.

3. 과장, 무절제, 모순, 튀는 묘사나 자기연출 등을 피한다.

4. 여유, 침착함, 자제 등을 통해 먹잇감의 순진함을 드러나게 한다.

5. 거짓말의 세부 묘사가 정밀하고 확고하며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6. 거짓말의 동기는 당신만이 알고 있어야 한다.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된다.

7. 거짓말이 드러날 경우 둘러댈 수 있는 악의적이지 않은 동기를 준비해 두어야 한다.

참 뻔뻔하고 교묘하다. 하지만 이 책이 태왕사신기의 대장로처럼, 온갖 나쁜 방법을 다 동원해서 원하는 것을 얻으라고 조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단,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속이며 서로를 교묘하게 조작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적어도 남한테 속지 않고 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약간의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책은 갖가지 심리조작 전략에 관한 유형 분석인지라 독자의 수준에 따라 그 응용도가 다르다. 하지만 책 속에 소개된 예화들을 읽으며 낄낄대는 재미는 제법 쏠쏠하다. 얄미운 직장 상사를 머릿속에 떠올린 후 예화들 속에 대입해가며 읽으면 약간의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하다. 물론 사무실에서 책을 읽다가 자리를 비워야 할 일이 생기면, 책을 책상 위에 두지 말고 꼭 서랍 속에 넣어두고 갈 것. 나의 적에게 끝까지 세상물정 모르는 해맑은 사람으로 보여야 하니까.

(사진=`태왕사신기` 화면 캡처) [구윤정 기자 kido99@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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