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쯔쿠바 대학의 전임강사 박선미는 저서 <근대여성, 제국을 거쳐 조선으로 회유하다>(창비. 2007)에서 1912년부터 44년까지 일본에서 유학했던 여학생 795명 중 31.1%에 이르는 247명이 가정학계를 전공했다고 밝혔다. 가정학계는 가정과, 가사과, 기예과를 포함한다.
이들이 가정학계를 선택한 동기는 다양했다. 구술조사에 응한 64명중 가정학 전공자 34명은 전공 선택의 이유로 ▲가정학은 여자에게 좋고 도움이 되니까 ▲여자가 대학에서 할 수 있는 학문이 그 외에 별로 없으니까 ▲선생님이나 부모님, 주의의 권유로 를 들었다. 이 외에 “무엇보다 가정학 공부가 조선 여성이나 조선사회에 필요하니까”라는 대답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졸업 후 고국으로 돌아와 어떤 역할을 했을까.
이에 대해 저자는 “반드시 일본 여성의 생각이나 식민지 권력측의 의도에 영합해 행동했다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그들이 이용하려는 인재가 됐다”고 답한다.
실제 가정학 전공자들 대부분은 30년대 말 부인부의 활동에 협력했다. 부인부는 조선 가정의 개선운동을 펼쳤던 단체로, 내선일체를 주목적으로 했다.
이는 부인부의 중심 인물인 쯔다 세쯔꼬가 했던 다음과 같은 말에서 확인 할 수 있다.
“내선 일체를 부르짖는 오늘날, 같은 황국신민인 반도인의 생활을 함께 걱정하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그 향상을 꾀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내지 부인들에게 부여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가정학을 제외하고는 예체능계(28.3%), 영문학과 일본문학 등이 속한 인문계(19.2%) 순으로 인기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의학이나 이과를 전공한 학생도 16.2%나 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다음은 책에 수록된 여학생들의 모습이다.
(사진제공=창비)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