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맞춰 출간된 <나의 형 빈센트 반 고흐>(아트북스. 2007)는 전시회 참관을 계획 중인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 볼만한 소설이다. 고흐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다.
책은 1890년 7월 고흐의 권총 자살 이후 동생 테오 반 고흐가 형과 같은 증세로 정신병원에서 죽기까지의 여정을 그린다. 이를 통해 저자 쥐디트 페리뇽은 고흐의 삶과 예술 세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고흐 형제의 고통과 사랑, 복잡한 심리를 호소력 짙은 문장으로 풀어내는 점도 매력. 예를 들어 고흐가 그림들을 바닥에 펼쳐놓고 바라보는 광경이 있다.
작가는 이를 “색채와 풍경들, 빛과 인물과 하늘들, 낮과 밤을 포함한 온갖 여정이 내 아파트 바닥을 마치 살아 숨 쉬는 덩굴줄기인 양 기어 다니고 있었다”고 표현한다. 형을 먼저 보낸 테오의 심정을 “팔 다리가 잘려나가는 듯한 아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에 형제의 어머니와 테오의 아내인 요한나의 애틋한 이야기가 더해져 특별한 감동을 준다.
한편 앞 장에는 고흐의 대표작 몇 점을 수록했다. 그림 밑에는 소설 속 구절을 붙였다. 오감을 흔드는 거장의 숨결을 엿보자.
(사진제공=아트북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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