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반일 감정은 국내사정 불만탓?
한국의 반일 감정은 국내사정 불만탓?
  • 북데일리
  • 승인 2007.12.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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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반일 메시지는 일본을 겨냥 하는 게 아니라 한국 국내 사정에 대한 비판이다.”

[북데일리] 일본학자 다카하라 모토아키가 한국의 반일 메시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놨다. 저서 <한중일 인터넷 세대가 서로 미워하는 진짜 이유>(삼인. 2007)를 통해서다.

그는 “인터넷상의 반일 메시지는 일본 자체를 향해 있다기보다는 한국의 국내 사정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이 모두를 무조건적인 반일 감정으로 해석함은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이의 근거로는 반일 사이트 ‘반일닷컴’과 인터넷 상에 떠도는 ‘방법할매’ 사진을 들었다.

책에 따르면 반일닷컴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찬하는 코너를 두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한때 일본군 장교였고, 일본의 원조를 받아 독재 체제를 확립한 박정희를 ‘반일’을 내건 사이트에 게재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의문을 제기한다.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다.

또한 2005년 가을 일본의 전 수상 고이즈미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때 반일 사이트의 비판이 일본이 아닌 친일파 추궁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상기시킨다.

이런 사실을 봤을 때 이들의 공격은 “일본 자체라기보다 한국의 개발독재 과정에서 생성된 기득권 계층을 향하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 노파가 고이즈미의 사타구니를 꼬집어 혼내는 모습의 방법할매 사진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여기서 방법할매란 응징을 가하는 할머니를 칭하는 신조어다. 저자는 이 사진의 성격을 ‘유희적 성격이 강한 반일’이라고 규정하며 "점점 더 커져 가는 일본에 대한 친근감에 대항하는 모습"으로 바라본다.

모토아키는 “일본 문화의 해금 이후 반일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학교 교육의 반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층이 소수가 됐다”는 점을 들어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한 이러한 취미화된 반일 문화에서 “자신의 불안감을 어쩔 수 없이 사이비 적에게 덮어씌우고 그로써 자기소외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읽어 내야 할 것”을 주문한다.

이 밖에 “주류가 된 혁신파에 대한 반발의 한 형태가 반일 정서”라는 분석도 있다. 정권의 중추를 차지한 민주화 세력에 맞서 반대편인 ‘국가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으로 여길 수 있다는 뜻이다.

책은 한중일 젊은이들의 내셔널리즘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다. 생소한 용어와 인물이 다수 등장하지만 각 페이지 밑에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는다.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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