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세때 영어입문 中 문호 `나는 학생이다`
46세때 영어입문 中 문호 `나는 학생이다`
  • 북데일리
  • 승인 2005.10.13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실은 역경에 처해 있을 때가 가장 배우기 좋은 상황이다.”

중국의 학자이자 작가인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들녘. 2004)는 지식인이 되기에는 이젠 세월이 너무 흘렀다고 포기하려는 사람들이 읽어 볼만한 인문서다.

네 차례의 노벨문학상 후보 지명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 왕멍은 문예이론가이자 사상가 그리고 소설가, 시인으로서 50년간 쉼 없는 글쓰기에 매진해 오며 현재까지 100여권에 이르는 소설, 산문, 시, 학술 부문에서 다양한 저작물을 펴냈다.

왕멍의 많은 작품들 중 <나는 학생이다>는 그의 개인적 사상과 학습과정, 독서와 학습에 대한 꺼지지 않는 열정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책이기에 왕멍이라는 문호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더욱 가치 있게 느껴 질 책이다.

고희를 넘긴 왕멍은 스스로를 지금도 ‘나는 학생이다’ 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책에 실린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수개국의 언어를 끊임없이 학습하는 그는 타국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 보다 더 중요한 배움은 없다’고 말하는 왕멍은 26개의 알파벳밖에 알지 못했던 나이 46세에 영어배우기를 시작했다.

왕멍은 하루 30개씩 영어단어를 외우며 ‘배움은 내가 아직 젊다는 것, 나도 여전히 진보할 수 있다는 것, 부단히 나를 채워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배움은 나에게 신념을 키워주었고, 침착함을 주었으며, 열등감에 빠지지 않게 해주었다.’ 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서로 다른 인류 문화의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고 인생의 쾌락을 끝없이 향유하는 길은 바로 왕멍에게 언어를 배우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학습은 자신의 ‘뼈(구조)와 살(재료)’이라고 칭하는 왕멍은 중국 최고의 작가이자 지식인이지만 배움 앞에서만큼은 영원한 학생일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즐기며 학생임을 자랑한다.

왕멍은 고교 1학년이 학력의 전부인 자신의 학력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신의 배움과 글쓰기 그리고 70을 넘긴 노년의 나이에 바라보는 삶에 대한 철학이 담긴 <나는 학생이다>를 왕멍은 4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공을 들여 집필했다.

책에는 배움에 대한 저자의 겸허한 자세와 열정을 비롯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지식인으로서의 우려, 낙관적 인생을 살 수 있는 왕멍 만의 특별한 철학, 생의 고통을 부추기는 갖가지 해악적 요소들을 여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지혜가 빼곡히 들어있다.

왕멍을 자신의 ‘벗’이라고 말하는 고려대 허세욱 명예교수는 “공산당의 타락과 부패, 그리고 극단과 집단에 왕멍이 필사적으로 저항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무기인 ‘문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평생 학생`의 길을 걸어온 왕멍의 겸허한 자세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책은 청춘이라는 특권으로 배움을 경시하거나 미뤄왔던 젊은 세대의 게으름과 타성을 질타한다.

<나는 학생이다>는 `경이로운 학습의 기록`이라는 격찬이 마땅한 왕멍 평생의 혈서이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