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물리학의 최첨단 초끈이론
현대물리학의 최첨단 초끈이론
  • 북데일리
  • 승인 2007.11.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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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물리학이나 수학 용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한 권의 책 속에 담아냈다. 이 책은 첨단 물리학의 백과사전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린의 열정과 흥분감에 동화되지 않을 수 없다. – The Philadelphia Inquirer

[북데일리]물리학 책이라고 하면 보통은 일반인은 접근할 수 없는 금단의 영역으로 생각하기 쉽다. 거기다 현재 물리학의 최고의 이슈인 초끈이론 이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론물리학자이면서 대중저술가인 브라이언 그린은 <엘러건트 유니버스>(승산,2002년)라는 책을 통해 어려운 과학이론을 수식이 아닌 일상의 용어로 설명한다.

20세기의 과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그동안 절대적으로 알려졌던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변화시켰다. 그리고 4차원 시공간을 통해 고정되고 절대적인 우주에서 변화하고 상대적인 새로운 우주관을 정립시켰다. 상대성이론은 놀랍도록 아름다운 수학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빛의 속도가 불변이라는 사실을 통해 운동을 통해 시간이 달라지고, 길이 역시 달라진다는 혁명적인 이론을 추론해낸다.

또한 같은 시기에 상대성이론 보다 혁명적인 이론이 전개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인간의 눈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극미세 영역을 탐구하는 양자역학의 발견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양자역학은 역사상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하다는 게 입증되었다. 양자역학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플랑크스케일 이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자들의 움직임은 거시세계에서의 움직임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나의 자연을 설명하는데 거시 영역과 미시 영역이 각각 다른 이론으로 설명된다는 건 확실히 이상한 일이다. 자연 현상에 대한 빈틈없는 논리를 세워야 하는 물리학에 있어서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초끈이론이다.

초끈이론이란 무엇인가. 초미세 공간 안에는 원자가 있고, 원자의 내부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도는 양성자, 중성자,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게 최소의 단위는 아니다. 전자의 내부에는 3쌍으로 움직이는 쿼크가 있는데 그것을 소립자라고 부른다.

초끈이론은 물질의 최소단위가 소립자가 아니라 1차원으로 이루어진 길이를 갖고 있는 진동하는 끈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거기서부터 모든 이론을 전개한다. 물론 현재의 과학기술로 끈의 존재를 발견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이 이론물리학자의 상상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학의 이론적 토대와 정밀한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T.O.E (Theory of Everything)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초끈이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물리학자들은 거시세계의 상대성이론과 미시세계의 양자역학 2가지의 이론만으로 우주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2가지 이론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우주의 시작인 빅뱅과 빛조차 빨아들인다는 블랙홀의 등장 때문이다.

그것들은 질량은 무한대로 높으면서 크기는 플랑크스케일보다 작아서 현재의 물리학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초끈이론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방정식을 통해 문제의 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평평하고 안정된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눈으로 보기에는 평평한 공간도 극미세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양자요동에 의한 엄청난 불규칙성이 일어나게 된다. 끈이론의 해결책은 현실적이면서 간단하다. 미세 영역에서의 양자요동은 없는 걸로 간주하고 방정식을 전개하자는 논리다.

그런 다음 놀라운 가설을 제시한다. 이 세상은 일반상대성 이론에 의한 3개의 공간과 1개의 시간으로 이루어진 4차원 시공간이 아니라, 사실은 10차원 시공간으로 이루어졌다는 믿기 힘든 이론을 주장한다. 그래서 4개의 차원만 팽창을 해서 지금의 우주의 모습을 이루고 있고 나머지 6개의 차원은 플랑크스케일 속에 숨겨져 있으며 그 숨겨진 6개의 차원을 통해 우주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아무리 쉬운 일상의 용어로 끈이론을 설명한다고 해도 일반인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6차원의 칼라비-야우 공간까지는 일상의 비유로 이해할 수 있지만 양자기하학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우주가 전혀 다른 2가지의 기준으로 길이를 잴 수 있다는 부분은 전공자가 아니고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론의 난해함은 학계에서 초끈이론이 추종자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한다는 비판의 근거를 제시하기도 한다.

반대쪽 극단에는 현대 과학의 황폐함에 몸서리를 치면서 환원주의를 강하게 배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을 비롯한 만물의 존재가 입자와 장(또는 마당, field),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 작용으로 규명이 되면 될수록, 이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 현대 과학은 논리적으로 아름답기는 하지만, 단순히 이런 이유만으로 환원주의를 옹호할 수는 없다. 환원주의자들의 세계관은 매우 냉담하고 인간적인 면이 전혀 없다. 이 논쟁에서 올바른 결론을 내리려면, 개인적인 선입견이나 선호도를 완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진실만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먼저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위의 글에서 저자가 생각하는 물리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 제대로 표현된다. 인간은 과학이 모든 걸 밝힐 거라고 기대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이 생각보다 훨씬 이상한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걸 알게 된다. 어쩌면 T.O.E 라는 것도 꿈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100년 후에 초끈이론은 한낱 물리학자들의 공상으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저자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말 독특하다.

“우리의 우주는 왜 지금과 같은 모습이어야 했는가?”

끈이론 학자로써 그린은 지금의 우주가 생기게 된 당위성을 설명하려고 한다. 과학자로써 그는 철학자가 생각할만한 우주의 존재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흔히 우주의 처음이라고 생각되는 빅뱅 이전의 상태, 우리의 우주가 하나가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우주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방대한 영역에 산재해있다고 하는 다중우주 multiverse, 블랙홀을 통해서 새로운 빅뱅이 시작되고 우주가 만들어진다는 가설들이 묘사되는 부분에서는 과연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라는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T.O.E 는 언제쯤 완성될까. 그것은 모든 만물을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 인간을 생각해보자. 그린이 이야기하듯 우리의 우주가 지금과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그것을 인지할 만한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인본원리 때문일까.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주의 신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는 전혀 경험하지 못할 새로운 시각과 상상력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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