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주부 기자의 ‘알짜배기 재테크 선서’
당찬 주부 기자의 ‘알짜배기 재테크 선서’
  • 북데일리
  • 승인 2007.11.0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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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준비하는 엄마는 돈 때문에 울지 않는다>의 저자 권성희 기자

[북데일리] 7살 난 아들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 그리고 경제전문지 기자. 여기에 번역에 집필까지 병행하는 열혈 주부 머니투데이 권성희(37) 기자. 그가 새 책을 발표했다. 제목은 <준비하는 엄마는 돈 때문에 울지 않는다>(행복한 발견). ‘내 집 마련’의 환상을 한 방에 깨는 배짱 좋은 재테크서다.

이번 책은 권 씨의 전작이나 기존 재테크서와 구분된다. 재테크의 첫 걸음으로 ‘내 집 마련’을 꼽는 이에게 권 씨는 단호히 “No!”를 외친다. 무리한 대출로 인한 폐해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 권 씨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안정. 투자자로 비교하면 기요사키보다는 워렌 버핏이나 존 템플턴에 가까운 경제전문가다.

최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씨와의 대화는 영양가가 넘쳤다. ‘2030 주부’라면 귀 기울일 만한 실속 있는 이야기가 쏟아졌다. 인터뷰는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문) 제목이 독특합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썼어요. 결혼하면 돈 쓸 일 많잖아요. 결혼한 30대 친구들 만나보면 고민은 많은데 뾰족한 수가 없어요. 증권부에 있으면서 저축하고 투자하는 걸 많이 배웠는데, 몇 년을 하다 보니 미래 재무계획을 세우게 됐죠. 20대, 30대 연령별 재테크 책은 많지만, 정작 엄마들을 위한 재테크 서적은 없다는 데 착안했습니다.”

문) 증권부 전후를 비교하면, 경제 마인드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사람들은 재테크를 저축하면 무조건 집을 사고, 빚을 내서라도 집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부에 있으면서 펀드 매니저, 재무 설계 하는 분들 많이 만났어요. 그 분들이 하시는 얘기가 ‘우리 시대가 고도성장기가 아니고, 이미 저성장국면에 접어들어서 저축해서 무조건 부동산을 사는 재테크 방법은 이미 지났다’는 거예요. 금융자산을 확보해서 이자소득 등으로 돈이 나오게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러면서 점점 금융자산에 대한 눈을 뜨게 됐어요.

재테크 방법은 두 가지. 부동산과 금융인데, 그동안 너무 집에만 맞춰져 있었어요. 안 알려져서 그렇지 주식으로 부자 된 분이 많았습니다. 집은 사놓은 후에도 돈이 생기지 않지만, 금융자산은 이자소득이 생기거든요.”

문) 책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기존의 재테크 서적들을 보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돼요.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많은데, 시간이 많지 않아 책 얘기를 그대로 따라할 수 없어요. 무리하지 않고 집에서 전업주부라도 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췄어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장기간 오래 꾸준히 유지해야 재산이 모인다’는 거예요. 미래를 위해 당장 작게라도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문) 어떻게 하면 장기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두 가지, 목적과 습관이에요. 대학 등록금을 모은다면 그 목적을 잊어버리지 않는 게 중요하죠. 그 다음이 습관인데, 목적한 바를 얻기 위해 10년 동안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거기에 익숙해져야죠.”

문) 내 집 마련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떠세요.

“책 준비하면서 일본 사례를 많이 참고했어요. 부동산 폭락 이후 월세로 많이 전환됐잖아요? 우리나라 성향도 비슷하게 바뀌어 가는 듯해요. 부동산 가지고 있으면 들어가는 비용 많이 들고, 글로벌 시대라 옮겨 다닐 가능성이 있는 유목민적 삶을 살고 있거든요. 낙관적인 사람들도 2015년부터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없을 것이라고 하거든요. 무리를 해서 살 것인가? 옛날 방식으로는 안 될 거 같아요. 지금 보훈지역의 경우 10년 동안 전매를 못하게 하는 것도 있거든요. 금융자산은 빨리 현금화 시킬 수 있는데, 부동산은 가격이 떨어진다 싶으면 팔리지가 않아요. 거주할 집이라면 모르지만 재테크 용도는 아닌 것 같아요.”

문) 실제로 어떤 재테크 과정을 거쳤나요.

“결혼할 때 대출 끼고 6천만 원 전세로 시작했어요. 애기가 생기면서 1억 3천만 원짜리 아파트를 8천만 원 빚을 얻어서 샀는데, 이자만 80만원씩이나 냈어요. 2년 쯤 후에, 저축하면서 살자는 생각으로 다시 집 팔고 전세로 돌렸어요. 그 때부터 대출 없는 상태에서 모으기 시작했죠. 제가 집이 없다고 하면 사람들이 ‘그럼 금융자산이 얼마냐?’고 묻는데, 쪼개놔서 정확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모아지고 있어요. 시어머니도 이제 집을 사라고 하시는데, 집을 사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닌 것 같고요.”

문) 많은 사람들이 재무 설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데요.

“눈앞에 닥친 일에 대처하지 말고, 용도별로 각각에 대해 저축하고, 나머지를 소비해야 해요. 자녀 교육, 집 마련, 노후자금, 이렇게 동시다발적으로 동시에 시작해야 해요. 길게 걸리더라도 그렇게 따로 주머니를 마련하는 게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급한 일부터 하는데, 가장 중요한 일부터 해야 한다고 그러잖아요. 중요한 일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봐요.”

문) 부자가 되는 비법은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본인의 생각은 어떠세요.

“신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경매는 위험을 좋아하는 사람이 맞는 거구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있는데, 자기 자신의 성격에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신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정적이고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부자가 된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이 남의 말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들이 하는 대로 몰려가서는 안 되고, 자신에게 맞는 게 좋다고 봐요. 주식, 부동산에서 물린 사람들이 많거든요. 자기가 부동산 투자에 맞는지, 내가 잘 아는지 살펴봐야죠. 신념에 따라서 하게 되면 실패로부터 배울 수 있는데, 남들 따라 해서는 남는 게 없죠.”

문) 자신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보면 ‘돈이 사랑을 살 수 없지만, 그 비슷한 걸 살 수는 있다’는 대사가 나와요. 그 말이 너무 인상적으로 다가왔어요. 돈으로 행복이나 사랑을 살 수는 없지만, 돈이 없으면 사랑도 깨지기 쉽고, 행복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해요. 부부가 싸우고 자녀들이 탈선하는 이유도 경제적인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큰 부자가 되기보다는 경제적인 안정을 찾자는데 중점을 두고 책을 썼습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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