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아이디어] 조선 최고 베스트셀러 토정비결의 성공 비결
[성공·아이디어] 조선 최고 베스트셀러 토정비결의 성공 비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1.15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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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로 본 비즈니스 전략> 석산 지음 | 북카라반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새해다. 많은 이들이 토정비결을 본다. 토정비결은 조선 500년을 통틀어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이것은 현대판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에 해당된다. 컨틴전시는 ‘우연성’, ‘우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컨틴전시 플랜은 ‘장기적으로 예측되는 다양한 상황별 계획’이다.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경영의 노하우를 전해주는 <조선사로 본 비즈니스 전략>(북카라반. 2016)은 토정비결土亭秘訣을 쓴 토정 이지함을 통해 미래 전략을 이야기한다. 그는 조선 제14대 임금 선조 때 활동했다.

토정비결은 144괘 7,056수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50퍼센트 이상이 긍정적인 예측이고 20퍼센트는 부정적 예측, 나머지 30퍼센트는 긍정과 부정의 중간에 위치한다.

사람은 현재에 살지만 미래를 보며 산다. 미래를 가늠해보고자 토정비결이 나왔다. 토정비결은 동양인들의 세계관인 주역에 근거하여 주의를 촉구하고 위로와 용기를 주는 관리서管理書에 가깝다. 토정의 신수는 숙명이 아니라 처세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지혜를 준다. 아무리 좋은 풀이가 나와도 방심해서는 안 되고, 아무리 나쁜 풀이가 나와도 노력해야 한다. 토정비결은 다양한 리스크 상황을 가정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세우라고 충고한다.

“사건이 일어날 것에 미리 대비해 ‘비상 계획’을 수립해놓은 컨틴전시 플랜의 사례는 무수하다. 오일쇼크를 대비해 미리 석유를 비축하거나 지난 외환위기 때 정부나 기업이 모든 발생 가능한 변수를 놓고 각기 대응책을 마련한 일 등이 그렇다. 이처럼 컨틴전시 플랜이 있어야 최악의 시나리오 상황이 전개되어도 헤쳐나갈 수 있다.” (p.190~p.191)

토정은 당시 조선의 도덕군자를 자칭하던 어떤 양반보다도 검소하게 살았다. 그는 조선 양반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고수하려 할 경우 조선의 미래가 어둡다고 보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스스로 실천한 것이 있다.

“첫째로, 사대부 출신인 자신만이라도 인습을 벗어던지고자 했다. 삼배로 만든 포의布衣를 입고 상인과 천민이 살던 저잣거리로 나가 자유분방하게 살기 시작했다.

둘째로, 양반이라는 자신의 신분에 연연하지 않고 상업에 대한 생생한 지식을 습득했다. 토정이 기거하던 마포나루는 팔도의 산물을 실은 배가 모이는 곳이었다.

셋째로, 습득한 상거래 지식을 직접 활용했다. 장사를 해 많은 이익을 남겼고 심지어 무인도에 들어가 3년간 머무르며 박을 심어 바가지 수십만 개를 만들어 한양에 내다 팔아 거부가 되었다.” (p.193~p.194)

책에 따르면 토정은 사업 수완이 특출해 큰 돈을 벌었지만 가난한 백성에게 전부 나눠주었다. 이를 통해 진정한 도덕군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선 백성에게 토정비결이라는 컨틴전시 플랜을 내놓은 이지함. 그는 숙명이 아니라 처세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지혜를 주었다.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전망한 후 적용하는 일 말이다. 토정비결을 비과학적이라고 한낮 미신만으로 치부할 게 아닌 듯 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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