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 호기심 쏟아졌던 `독서브리핑`
중국문학 호기심 쏟아졌던 `독서브리핑`
  • 북데일리
  • 승인 2007.11.02 0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남편을 만나나요?”

“그건 직접 읽어 보셔야죠. 저는 스포일러가 아니랍니다.”

[북데일리] 호기심 가득한 질문에 재치 넘치는 답변이 이어졌다. 시월의 마지막 밤에 벌어진 ‘독서브리핑’ 풍경이다.

독서브리핑은 바쁜 현대인을 대신 해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책뉴스사이트 ‘북데일리’와 독서단체 ‘좋은책읽기가족모임’이 공동 주관하는 이 행사는 책 읽기의 즐거움과 토론의 묘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31일 7시 30분 논현문화정보마당에서 ‘쑤퉁, 중국문학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10월 독서브리핑이 열렸다. 강연은 제갈지현 책 전문 기자가 맡았다. 전직 교사 출신인 그녀의 입담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웃음과 참석자들의 몰입을 유도했다.

특히 주제 도서인 쑤퉁의 <눈물>(문학동네. 2007)의 줄거리를 전할 때는 한 참석자가 결말을 묻기도 했다. 남편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 비누의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흥미진진했기 때문. 정적을 깬 그의 질문은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런 분위기는 전작소개에도 계속됐다. <이혼지침서>, <나, 제왕의 생애>, <쌀> 등을 소개했는데, 이중 <쌀>(문학동네. 2007)에 대한 이야기는 단연 압권이었다.

악인을 극단까지 몰아가며, 인간 본성을 추악하게 묘사한 이 작품을 “죽으러 가기 전 읽어보면, 그래도 나는 행복하구나 하며 자살을 포기하게 된다.”고 표현한 것. 노골적인 성애 장면이 많이 등장하는 점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중국에서는 애로영화의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고 말해 폭소를 터트렸다.

이어진 중국문학의 매력과 한계점을 논하는 토론시간. 강연장의 공기는 일순 변했다. 진지함이 들어차면서 날선 격론이 오갔다.

중국 문학과 한국 문학을 비교할 때가 유독 그랬다. 한 참석자의 “한국문학은 지나치게 무겁고 심각해서 읽지 않게 된다”는 푸념에 또 다른 참석자는 “다양한 소재를 깊이 있게 풀어낸 젊은 작가가 한국 문단에도 많이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반론을 폈다.

또한 “한국의 젊은 작가는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소설가 김연수의 신작을 읽어보라“는 충고도 있었다.

11월 독서브리핑은 28일(수) 논현문화정보마당에서 열린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참여 가능하다. 책은 최근 각광받는 ‘행복심리학’ 분야의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김영사. 2006)로 윤지은 책 전문기자가 맡는다.

[이지영 기자 alla33@freechal.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