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들은 그녀의 소설을 두고 “어느 하나 버릴 작품이 없다.” 혹은 “어떤 장르에서 무엇을 쓰든 모두 빼어나다.”며 극찬한다.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풀어내는 능력 때문이다.
<이 책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미디어2.0. 2007)는 이런 미쓰요의 매력이 십분 발휘된 소설집이다. 책을 소재로 한 20페이지 내외의 짧은 단편 9개가 실렸는데, 각기 다른 감동을 만드는 것.
이중 ‘여행하는 책’은 잔잔한 여운을 오래 남기는 글이다. 헌책방에 넘긴 책을 여행지에서 다시 만난다는 내용인데, 책에 그려진 낙서를 통해 과거를 추억하는 장면이 아름답다.
어릴 때 책을 훔쳤던 동네 서점에 대한 기억으로 소설가가 된다는 설정의 ‘미쓰자와 서점’, 돌아가신 할머니가 찾아달라고 한 절판된 책을 통해 망자와 대화를 나눈다는 줄거리의 ‘찾아야 하는 것’ 등에서도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묻어난다.
이 밖에 나머지 이야기들 모두 책을 매개로 한 만남과 이별, 상상, 책의 존재 이유를 그린다. 책의 가치와 인연의 소중함을 압축해 담아낸 점에서 그녀의 필력을 엿볼 수 있다.
[이지영 기자 alla33@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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