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영화제 소설 `프리즌 호텔` 영화화된 사연
부산영화제 소설 `프리즌 호텔` 영화화된 사연
  • 북데일리
  • 승인 2005.10.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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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인 73개국 307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6일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오는 14일까지 9일간 열리는 올 부산국제영화제는 600여명 이상의 국내외 영화인들이 참석하고 지난해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난 스크린 수로 영화팬들을 흥분시켰다. 또 개막작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쓰리타임즈’부터 시작된 매진 사례 등으로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서의 그 명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국내외 영화팬들에게는 흥겨운 영화축제의 한마당이,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과 투자자를 연결시켜주는 PPP(Pusan Promotion Plan)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필름마켓시장의 핵심적 기능을 해오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영화제작비 조달을 위해 조직위가 마련한 `PPP프로젝트`는 지난 7년간 138개 세부 프로젝트를 진행, 43%인 53편을 투자자와 연결시켰다.

촬영 중인 봉준호 감독의 신작 SF영화 ‘괴물’(총제작비 100억원 중 50%를 해외에서 유치), 김기덕 감독의 ‘활’(제작비 12억원 중 6억원을 일본 해피넷이 투자),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제작비 18억원 중 프랑스 MK2가 3억원 투자) 등이 PPP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비를 모은 작품들이다.

오는 10~12일에 열리는 제8회 PPP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9개국 27편의 영화프로젝트가 참가할 예정에 있어 그 커다란 규모와 그간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늠케 하고 있다.

올해 PPP에는 김기덕 감독의 ‘아름답다’,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 이후 7년 만의 신작인 ‘나무 그림 동화’, 잠 쉐드 우스마노프(타지키스탄), 츠카모토 신야(일본), 린 쳉셍(대만), 프루트 챈(홍콩)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2004년 ‘귀여워’로 실력을 인정받은 신예 김수현 감독 역시 이번 PPP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특히, 김수현 감독이 이번 PPP에 참가하는 작품은 `철도원`의 작가 아사다 지로(사진)의 동명 소설 <프리즌 호텔>(우리문학사. 2000)을 그 원작으로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수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한정된 공간에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귀여워` 이상의 불협화음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귀여워` 후반 작업이 길어지면서 책을 읽었는데 유쾌했다. `귀여워` 보다 따뜻하고 착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자신의 차기작인 ‘프리즌 호텔’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을 피력했다.

영화의 원작인 아사다 지로의 <프리즌 호텔>은 `본편`, `여름`, `가을`, `겨울` 이야기로 이루어진 총 네권 짜리 연작소설이다. 아사히 TV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큰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아사다 지로 문학 특유의 따뜻한 인간애와 소설적 재미가 넘치는 작품.

각권은 계절로 나뉘지만 필연적 개연성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주인공인 소설가 기토 코노스케가가 찾게 된 프리즌 호텔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사건들과 만나게 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은 때로는 불협화음속의 유머를, 다툼과 화해속의 감동을 전해준다. 4권의 소설 중 특히 <가을>편은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만나 볼만한 소설이다.

“호텔은 한창 때를 맞은 단풍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초여름에 방문 했을 때, 가을이 오면 꽤 괜찮은 경치일 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온천가에서 산길로 접어들었을 때 나는 이미 말을 잃었고 내 자신이 소설가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다. 그 옛날, 한 시인이 절경 앞에 두고 감탄사를 연발한 후 그 뒤를 잇지 못했다는 말이 있는데, 나는 이제서야 그 심경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연의 힘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본문 중)

<프리즌 호텔> ‘가을’편에서 아사다 지로가 묘사하는 호텔의 전경은 독자의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아사다 지로가 프리즌 호텔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계절을 구분하여 작품을 집필한 의도는 바로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변해가는 세월과 시간에 봄눈 녹듯이 녹아드는 인간관계속의 용서와 화해인 것이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보이는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과 관계에 주목하는 김수현 감독의 시선과 아사다 지로가 보여주고 있는 삶의 다양한 국면들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 될지 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시아 영화산업의 큰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4일 배우 안성기씨와 장미희씨의 사회로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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