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은 "설탕을 뺀 소주"라는 헤드라인의 참이슬 광고였다. 마치 타사에는 나쁜 첨가물이 함유되어있다는 느낌을 준 것. 미묘한 선제공격에 발끈한 두산주류 BG는 반박하는 내용의 보도 자료를 뿌렸고 대부분의 언론이 이를 보도해 상황을 부추겼다.
소주전쟁이 이렇게 뜨겁게 부각되는 이유는 무얼까? 이는 아마 술이 갖는 매력 때문 일 것이다. 톡쏘는 향, 쌉쌀한 맛, 몸을 덥히는 따뜻함. 때로는 달콤한 로맨스까지. 많은 사람들이 술을 사랑한다. 때문에 인간의 삶에는 술향이 그대로 배어난다. 한 가지 예로 관혼상제를 생각해보라. 술이 빠지는 때가 과연 있는가.
이쯤 되면 취흥을 돋우는 이야기가 듣고 싶기 마련. 네티즌 사이에 떠도는 `시인 조지훈의 주도 18단계`라면 이 향연의 첫 잔은 될 것 같다.(표1 참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주, 반주, 애주의 범주에 든다면 <허시명의 주당천리>(2007. 예담)를 빚어낸 허시명은 낙주가라 할 수 있다. 주당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의 재담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힘들다. 팔도의 술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한 마디로 취하는 책.
930년 왕건이 견훤을 물리친 안동전투를 시작으로 아들의 술버릇을 고친 황희 정승, 다산 정약용의 음주관 등. 술을 찾아 누빈 천릿길은 절로 흥이 난다.
술 이야기가 술술 나와 오늘 밤도 한 잔 생각이 난다면 허시명이 전하는 ‘목재주령구’에 주목하자. 신라시대의 이 재미난 장난감이 전하는 이야기 덕분에 정말 술 맛 도는 저녁이 될 것이다.(표2 참조)
[신주연 시민기자 snow_fores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