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퇴근? 숨 참는 법부터 배우세요"
"자전거 출퇴근? 숨 참는 법부터 배우세요"
  • 북데일리
  • 승인 2007.10.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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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 저자 홍은택

[북데일리]자전거로 도시를 횡단하는 남자 NHN 홍은택 NAO(Naver Architecture Officer, 44). 그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자전거 라이더’이다. 지옥철, 만원버스, 도로정체. 번잡하기만 한 출근길 아침. 그는 오히려 여유롭다. 바람에 얼굴을 씻고, 숲 향기에 취한다. 자전거로 출 퇴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그의 출퇴근 경로는 분당 - 분당. 집도, 회사도 분당에 있다. 자전거로 미 대륙까지 횡단한 그에게, 지금의 경로는 너무 ‘시시한’ 코스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그의 회사는 서울에 있었다. 덕분에 분당 - 서울 간 자전거 여행을 만끽했다. 2년 가까이, 자전거로 이 길을 출퇴근했다. 신간 <서울을 여행하는 라이더를 위한 안내서>(한겨레출판. 2007)에 이 여정을 기록했다. <아메리카 자전거 여행>(한겨레출판. 2006)에 이은 그의 두 번째 자전거 여행기다.

이 책이 불러일으키는 첫 번째 궁금증은 ‘서울을 여행지로 택한 이유’다. 매연과 먼지는 서울의 또 다른 이름이다. 게다가, 복잡한 도로 사정으로 정체되기 일쑤. 이런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뭘까. 최근 만난 그에게 이런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지하철이나 자동차보다 더 낫기 때문이죠. 재미도 있고 운동도 되고 여행자의 기분도 느낄 수 있어요. 자유롭고요. 환경보호라든지 자연친화적이라는 가치도 따라붙으니 나쁘지 않죠.”

그는 서울이 자전거로 달리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했다. 그리 넓지 않은 데다, 긴 역사만큼이나 볼거리가 많아 자전거 여행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선은 한남대교. 그 루트를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수서(집)->양재천->탄천->한강->청담대교->영남대교->성수대교->동호대교->한남대교

여기까지는 서울의 수경 축을 달리는 코스. 다음은 산경축을 따라 북진하는 코스다.

▶한남대교->한남로->남산순환도로->남산->남대문

그는 산수경 양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 코스를 꼽았다. 출근 길 정체에 시달리는 이라면 더 없이 부러울 풍경. 그러나 이런 여유를 하루아침에 얻은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철두철미한 준비와 연습을 거쳤다. 그로부터 자전거 출퇴근에 필요한 몇 가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숨 참는 법부터 배우세요. 버스 매연을 맡을 땐 무척 괴롭거든요. 처음 시작하는 분이라면 한강이나 중랑천, 안양천, 탄천과 같은 천변길이 좋을 거예요. 바람결에 몸이 깨어나는 경험을 할 수 있거든요. 차도 주행은 실력이 좀 는 후에 도전해보세요”

이는 기본적인 연습 과정.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고 싶은 라이더라면 이런 기술도 필요하다.

첫째, 천천히 가면서도 자전거를 일직선으로 주행하는 기술

둘째, 순간적으로 멈출 때 제동거리를 최소화 하는 기술

셋째, 위험요인을 미리 머릿속에 집어넣는 방어주행의 습관

모두 안전주행을 위한 라이딩 기술이다.

미 대륙에 이어 서울까지. 그는 고난도 자전거 주행을 거쳐 왔다. 자기주도적 삶, 더 어려운 도전을 원했기 때문이다. 꿈은 계속된다. 한국을 한 바퀴 도는 아마추어용 로드 레이스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가 남았다. 그것도 끝은 아니다. ‘페달’ 하나면 어디든 닿을 수 있다는 자신감. 그 오만함으로 주행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맡은 일이 저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날 중국 여행길에 오를 겁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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