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데오는 잡지 편집자, 카피라이터, 기획자, 구성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마흔 넘어 등단한 늦깎이 작가. <공중그네>로 제131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며 급부상했다. 이후 기상천외한 캐릭터, 통쾌한 유머를 주무기로 많은 인기작들을 쏟아냈다. 소설집 <인더풀>은 일본의 인기 배우 오다기리 죠가 출연 한 영화로도 제작 되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2005년 첫 출간 된 <공중그네>가 스테디셀러가 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 이어 선보인 <남쪽으로 튀어>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히데오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공중그네>에서 선보인 기상천외한 캐릭터, 이른바 ‘막 되먹은 유머’가 <남쪽으로 튀어>에서는 한 층 깊어졌다는 평. 젊은 시절, 사회주의 학생운동에 나서다 아나키스트로 분파한 아버지를 둔 소년 ‘지로’의 시선으로 구성된 성장소설이다.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로 연타석을 날린 히데오의 저력은 ‘스테디셀러’로 안착한다는 데 있다. 입소문이 효과를 본다는 뜻. 두 권의 히트작 모두 ‘꾸준히’ 팔리는 보기 드문 소설로 유명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출판사들의 ‘히데오 잡기 작업’은 전쟁에 가깝다. 계약금에 해당하는 선인세(advance)가 천정부지로 치솟는가 하면, 1년 새 6권의 신작이 출간 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작품의 질. 실제로 <남쪽으로 튀어> 이후 개정판을 포함해 6권의 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눈에 띄는 작품은 찾기 힘들다. 독자들의 견해 역시 엇갈린다. “여전히 재미있다”는 평도 있지만 “웃음의 바닥이 보인다”는 우려 또한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발표 된 소설집 <한밤중의 행진>이 도마 위에 오른 예. 왕성한 리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기 블로거 ‘가오나시’(http://blog.naver.com/arukaize)는 이 작품을 두고 “한마디로 웃음 빼고 시체인 소설”이라는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어느 정도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겠다”며 “웃기지만, 그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츨판전문가의 입장 또한 조심스럽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작품의 질과 관계없이 유행처럼 신작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우려 할 만 한 점”이라며 “이에 반해 한국 작가들의 경우 출간 기회를 얻지 못해 발을 구르는 일이 많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쿠다 히데오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설 <공중그네>와 <인더풀>은 연극 ‘닥터 이라부’(연출 김동연)로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인 투비컴퍼니 측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특이한 처방전으로 치료하는 닥터 이라부를 통해 속 시원한 웃음을 끌어 낼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