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가 채인선 "우리 애들, 우리 그림책으로 커야"
[인터뷰] 작가 채인선 "우리 애들, 우리 그림책으로 커야"
  • 북데일리
  • 승인 2007.10.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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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서가에서 우리 작가들의 창작 그림책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해외 작품이 더 좋다`는 소비자의 편견과 매출에 눈먼 출판사들의 좁은 소견이 맞물리며 일어난 현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작가들도 새로운 돌파구 마련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고객과 호흡하기도 하고, 도서관 행사나 인터넷 서점 이벤트를 통해 고객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어린이 전시와 함께한 북 마케팅 전략은 그 중 하나.

지난달, 아동문학가 채인선(45)의 작품 <아름다운 감정학교>을 테마로 한 전시 ‘어린이 감성디자인전’이 금호미술관에서 열렸다. 채인선은 이 전시회의 자문위원을 맡았다.

“한국 아이들은 한국 그림책으로 키워야지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음식을 먹이자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니겠어요?”

또한 전시 중 <아름다운 감정학교>를 주제로 강의를 펼치기도 했다. 그림책에 대한 그의 열의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태어나서 보는 첫 책이잖아요. 게다가 그림이 들어가 있어서 딱 봤을 때 정서적으로 내 이야기, 우리 동네, 내 친구이야기라는 주체감이 필요한데 외국 책으로는 그게 안 되는 거죠. 문학은 현장감이 있어야 하는데 전래 동화만 비대하게 성장했어요. 창작분야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셈이죠.”

채인선은 국내작가로서는 드물게 주목받고 있는 아동문학가. ‘창작과 비평’사에서 주관한 ‘좋은 어린이 책’(1997년) 원고 공모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이 후 10 여 년간 꾸준히 활동하며 인기작들을 써냈다. 그 중 <딸은 좋다>(2006. 한울림어린이)는 ‘채인선’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대표작이다. 채인선은 아동문학을 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분야 중에서 유독 아동문학을 고집한 건 기쁨 때문이에요. 다른 어떤 문학에서도 얻을 수 없는 아이들이 주는 행복감을 맛볼 수 있어요. 아이들 책은 돈이 안 된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열심히 하는 만큼의 보상이 있답니다.”

또한 그는 “<딸은 좋다>의 성공 덕분인지. 그림책으로도 충분히 재력을 쌓을 수 있는데 한국작가들이 왜 나서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여유 있는 농을 던지기도 했다.

채인선은 한국 작가로서의 정체성이 강한 사람이다. 그녀는 2004년‘우리 책 사랑모임‘(cafe.daum.net/booksforchildren)을 발기했다. 모임의 취지는 한국 그림책의 활성화. 국내 그림책에 대해 토론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고, 특별한 전시도 기획한다. 아이들이 한국 그림책을 손쉽게 꺼내 볼 수 있도록, 서가에 분리 진열하자는 운동도 전개한다.

이에 더해 그녀는 새로운 계획을 품고 있다. <어린이 국어사전>(가제)이 그것. 직접 나서 사전작업에 착수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매년 11월이면 후진양성을 위해 워크숍을 개최하기도 한다. 주 5 일간 25시간을 할애하는 일주일간의 워크숍이다. 10월 초 채인선의 개인 홈페이지(http://www.inseonchae.com/)에 방문하면 자세한 소식을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 그림 수업을 받고 있어요. 지금은 실력이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저의 글과 그림이 나란히 자리 잡은 책도 출간 되겠죠?”

야무진 여자 채인선. 그는 여전히 꿈꾸고, 그린다. 생활의 모든 것을 아름다운 언어로 바꾸는 일에 매진한다. “내 자식은 다 키웠으니 이젠 다른 아이들을 보듬을 때” 독서봉사의 뜻을 비치는 그녀에게서 한국 아동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다.

[신주연 시민기자 snow_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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