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 극과극 반응..."식상해 vs 새로워"
영화 `행복` 극과극 반응..."식상해 vs 새로워"
  • 북데일리
  • 승인 2007.10.0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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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퇴보인가 전진인가. 허진호 감독의 새 영화 ‘행복’을 둘러싼 설전이 벌어졌다. 지난 6일 오후 책 뉴스사이트 북데일리(http://www.whitepaper.co.kr) 시민 기자단이 광화문 인근 카페에 모여 영화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영화 ‘행복’은 황정민, 임수정이 연인으로 출연 해 화제를 모은 작품. 허 감독은‘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외출’을 연출한 바 있다.

토론 분위기는 팽팽했다.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식상한 영화”라는 혹평과 “허 감독의 새로운 진전”이라는 호평이 맞붙었다.

먼저 구희진 시민기자가 “공감 할 만한 부분이 거의 없다”고 나섰다. 그는 “남녀 주인공을 환자로 설정한 것부터가 식상 하다”며 “‘행복’이라는 주제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너무 빤하다”고 비판했다. 박민선 시민기자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뒷내용이 짐작되다 보니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것.

이에 신기수 시민기자가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오히려 ‘봄날은 간다’(허진호 연출)의 서정적인 느낌에 사실적인 내용들이 더해져 기대 이상의 작품이 나왔다”고 호평했다. 특히, 착한 여자 은희(임수정), 옛 애인 수연(공효진) 누구에게도 정착하지 못하는 영수(황정민)라는 인물에게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진 토론거리는‘전개 방식’. 자리에 함께 한 김민영 기자는 “여자가 남자에게 호감을 갖는 과정이 생략되어 이후의 행동이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는“각각의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열기를 더해가던 토론은 음악 이야기가 나온 후에야 한풀 꺾였다. 이인 시민기자는 “잔잔한 음악이 영화 내용과 잘 어울린다”며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었다”고 평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다는 윤지은 시민기자는 ‘눈물주의보’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감독의 전작에 비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여성 관객이라면 필히 손수건을 지참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은 감독의 전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와의 비교에서 일단락 됐다. 과감한 이야기 전개 방식, 남녀 주인공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은 눈에 띄는 변화이나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켰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한편, 북데일리 시민기자단은 토론 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매월 ‘북토마토’라는 이름의 독서 토론회를 열고 있다. 책은 물론 영화,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이들의 토론활동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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