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글쟁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책”
[추천! 이 책] “글쟁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책”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2.2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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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김현 글 / 문학과지성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문학인 김현 선생의 25주기를 맞아 <행복한 책읽기>(문학과지성사.2015)가 새 옷을 입었다. 다시 만난 책도 명문장과 깊은 사유가 즐비하다. <심플>의 저자 임정섭도 이 책을 두고 “글쟁이라면 반드시 넘어야 할 책”이라 말한 바 있다.

책 속 주옥같은 명문장은 시대의 아포리즘을 함유한다. 이를테면 단 여섯 어절에 담긴 다음 문장이다.

“정치적 언어의 특징은 그 뻔뻔함에 있다.” -43쪽, 1986. 8.26

이어 29년 전 1986년 12월 3일 글은 마치 지금 한국 사회를 말하는 듯하다. 시간이 역행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소외 / 물신화 / 기능화 등의 후기 산업 사회의 특징을 드러난 구조로 갖고 있으며(나는 나 아닌 것이다), 분단‧군사 독재‧ 등의 후진국 경제‧정치적 특성을 숨은 구조로 갖고 있다(나는 나 아닌 것이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내가 나 아닌 것이어야 안심하고 살 수 있다. 나는 사유하지 않는다…… 나는 사유하지 않는다.”

복거일 씨와 나눈 대화를 갈무리 한 대목도 마찬가지다.

“가난한 사람들은 눈에 금방 띄는 환부이지만, 진짜 아픈 부분은 몸의 다른 곳이다. 그곳을 보지 못하는 한 총체성은 얻어지지 않는다. 사회라는 거대한 몸 속의 가장 아픈 부분은 정치와 돈이 만나는 자리이다.” -63쪽, 1987.1.6.

책은 김현(1942~1990)이 1985년 12월 30일부터 1989년 12월 12일까지 쓴 일기이자 유고집이다. 세밑 김현의 숨은 사유와 김현 문학의 밑그림에 빠져볼 것을 주저 없이 권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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